[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실상 투자가들은 이를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변국 국채 상승을 틈타 주요 채권 운용사들은 비중 축소에 나섰고,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위기국의 국채를 더 이상 대출 담보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수익률과 발행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진정된 것으로 비쳐지지만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공급으로 만들어낸 착시현상일 뿐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 경계감은 오히려 고조되는 양상이다.
◆ 분데스방크 주변국 국채 담보물 거부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분데스방크는 아일랜드와 그리스, 포르투갈 등 주변국 국채와 이들 국가의 은행채를 담보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유로존 중앙은행 가운데 부채위기로부터 대차대조표 방어에 나선 것은 분데스방크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ECB의 비전통적인 정책에 따라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해 노출을 최대한 제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CB의 이른바 ‘방화벽’이 부채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 국채의 적정 가치를 왜곡하는 행위이며, 1차적으로 ECB의 대출을 받아 은행이 사들인 이들 국채를 각국 중앙은행이 대출 담보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 결국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분데스방크 측은 주변국 국채가 담보물 내부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ECB는 두 차례에 걸쳐 유로존 은행권에 1조유로를 웃도는 장기 저리 대출을 공급한 바 있다.
◆ 글로벌 대형 기관, 주변국 국채 ‘팔자’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는 지난 2월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보유량을 대폭 축소하고 나섰다. 핌코는 최근 국채 가격 상승을 틈타 향후 수개월간 추가로 매도, 차익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라이파이젠 역시 마찬가지다. 스페인은 물론이고 프랑스 국채까지 최근 몇 주에 걸쳐 보유 물량을 축소,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한 적정 보유량을 밑도는 상황이다. 블랙록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중단한 상태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 금융회사가 연이어 주변국 국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ECB의 대출을 받은 은행과 일부 헤지펀드가 적극적인 매입으로 수익률 하락 압박을 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장은 ECB로부터 ‘실탄’을 장전한 은행이 부채위기 국가의 국채를 사들이며 소방수를 자처하고 있지만 대형 기관 투자자의 매수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률이 상승 반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업계 전문가는 지적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밥 브라운 채권 부문 대표는 “유동성이 표면적으로 주변국 국채 가격을 안정을 이룬 상태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