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요국들은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부실자산을 매입하고 경색된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는 면했지만, 아직 이 불어난 유동성을 회수할 조짐은 없다. 2010년 전후 인플레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동성 회수, 혹은 '출구전략' 논의가 활발해지는 듯 했으나 유로존 채무 위기가 발생하면서 논의가 자취를 감추면서 선진국의 2차 완화정책과 추가 구제금융이 단행되었다. 위기 발생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세계경제는 여전히 이 보조장치를 달고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불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의 원활한 배분 역할을 왜곡하고 상품시장의 투기를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다시 한번 인플레이션 망령이 등장하고 있다. 다시 한번 글로벌 유동성의 실체와 그 위험을 둘러싼 논쟁을 점검할 때다.<편집자 註>
[뉴스핌=우동환 기자] 올해 들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중앙은행들은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한 우려와 자국 통화의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추가로 양적완화에 나선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초저금리 시한을 2014년까지 유지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섰으며 여기에 추가 부양책(QE3) 카드 역시 손에 쥔 채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시장개입만으로는 엔고를 저지하는데 한계를 느낀 일본 정부는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문제 를 해결하는 모습이다.
유로존 위기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 유럽은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저금리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으며 위기 국가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조치들로 인해 고삐풀린 유동성이 투자 방향을 찾는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런 환경은 투기 조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랠리를 보이고 있는 상품시장에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투기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상품시장 랠리, 투기 움직임 자극
올해 들어 증시와 더불어 상품시장은 강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유가는 중동 정세에 따른 수급 불안감에 올해 들어 7% 가량 상승하고 있으며 금 선물 역시 5% 가깝게 오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에 들어서 상품시장의 랠리에 동반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위기 상황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국채에 대한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낮은 수익률은 투자자들 에게 매력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상품시장의 랠리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일시적으로 몰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동성 공급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면서 메탈을 중심으로 한 상품에 대한 투자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상품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주식 시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상품시장을 통해서도 최근 금융시장의 랠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금 가격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당국이 시중에 돈을 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결국 실물 자산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올해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이 대선을 비롯해 주요 정치 행사를 진행하면서 자금을 시중에 더 풀게 될 것이며 이는 향후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2월 선물시장 투기 포지션 강화,
지난 2월 중반 미국 선물시장에서 상품에 대한 강세 전망을 바탕으로 한 투기 세력의 매수 포지션이 최고치를 기록 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2월 둘째 주 미국 18개 선물옵션 종목에서 머니매니저들 순 롱포지션(net- Long) 계약 건수는 92만 9199건으로 13% 증가, 지난해 9월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스탠다드앤푸어스(S&P) GSCI 상품지수는 MSCI 세계주가지수가 강세장에 진입한 직후인 지난 9일에 6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이때까지 상품 선물에 대한 투자는 7주 연속으로 증가하면서 지난 2009년 2월 이후 가장 긴 상승장세를 보인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에 대해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미국 경제의 개선 흐름이 투자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한 바 있다.
최근 미국의 실업률은 8% 초반대로 낮아지는 등 고용시장을 중심으로 회복 조짐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상품시장 투기 지속 여부는?
하지만 최근 들어 금속을 중심으로 한 상품에 대한 투기 움직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CFT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선물 옵션 시장에서 미국 머니매니저들 순 롱포지션(net-Long) 계약 건수 는 14만 5997건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융권 업체들의 순 롱포지션 계약 건수 역시 17만 2024건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과 은, 구리 선물 등 금속에 대한 매수 포지션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요 상품가격의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7.5% 수준으로 제시해 시장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원 총리는 이같은 성장률 목표치 조정이 경제 개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미 경착륙 시나리오에 진입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상품에 대한 투기 포지션이 크게 줄어들고 있지만 주요 상품가격은 향후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UBS의 에델 툴리 전략가는 포브스와 인터뷰를 통해 금 선물에 대해 언급하면서 포지션이 최근 23% 줄어든 가운데 가 격은 단지 7%밖에 하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HSBC는 이런 포지션 변화는 향후 강세장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에게 심리적으로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HSBC는 보고서를 통해 "금과 은에 대한 롱포지션이 급감한 것은 향후 포지션 재구축 여지를 시시한 것이며 이는 상 품들의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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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