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한국과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제재 조치에 대해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이란산 원유수입 축소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 제재하기 위해 이란과 금융거래 제한을 들고나오고 이란산 원유수입을 중단하는 강경 조치를 내놓음에 따라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수입을 중단한 가운데 이란이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유럽연합 국가들한테도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맞대응을 하고 나옴에 따라 국제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지난주 실무협의를 통해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연간 11% 가량씩 줄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한국도 미국과 실무협의를 벌일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도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원칙적인 동의를 내비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한미간 실무협의에서는 구체적인 감축 수치가 제시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연간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점에 비추어 일본과 마찬가지 수준에서 원유수입을 줄이는 대신 금융거래나 비석유부문에 대한 교역에서 예외로 인정받는 방향으로 협상이 완료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란산 원유수입이 축소될 경우 원유수입선 다변화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한편 이란 등 산유국 공급충격과 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리스크에 대비해 국내 수출과 경기 등 거시안정성을 유지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 한미, 이란 제재 관련 본격 실무협의 개시
21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의 관계부처 대표단이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 이란핵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양국간 추가협의를 진행한다.
한국 대표단은 외교통상부 북미국장·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지식경제부 주력시장협력관 등으로 구성됐다.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한국 대표단이 이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실무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이번 실무협의에서는 이란산 원유수입 축소와 금융거래 제한 등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간 실무협의는 지난 1월 16~18일 로버트 아인혼 국무장관 특보와 대니얼 글레이서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를 공동수석대표로 하는 미국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해 이란제재에 대해 협조를 구한 이후 한 달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당시 미국 측은 이란이 핵개발을 지속하는 등 국제의무를 준수하지 않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통한 이란핵문제 해결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 취지에 공감을 표하고, 이란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력해 나간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특히 양측은 미국의 국방수권법 내 이란중앙은행 제재 등과 관련하여 향후 미측 이행계획 및 양국간 협력방안에 관해 폭넓게 의견교환을 나누고, 양국이 이해관계를 존중하는 선에서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지식경제부의 홍석우 장관은 지난 1월 18일 대한상의 CEO 조찬강연에서 “우리나라 원유수입 5번째가 이란으로 9~10% 정도 돼 의존도는 매우 크다”며 “다행히 이란 수출이 완전히 금지되거나 극단적으로 가지 않도록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일본, 이란산 원유 연간 11% 축소, 한국도 비슷?
이런 가운데 일본이 지난주 미국과 실무협의를 통해 이란산 원유를 연간 11% 가량 축소하는 대신 미국의 이란 제재법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원유수입 의존도가 거의 100%에 달하는 처지이고 이란과의 비석유 부문에 대한 교역 관계 등을 고려해 예외를 인정하는 선에서 동참할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미국측에 이란산 원유의 수입량을 연간 11% 이상 감축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미국은 이를 전반적으로 수용할 뜻을 비쳤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금융기관은 미국의 이란 제재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향후에도 이란산 원유의 대금 결제 업무 등을 계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미국 의회가 한국이나 일본 모두 연간 18% 가량 이란산 원유 수입을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정식합의에 앞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이란과 비석유 부문에 대한 교역을 인정받기로 한 바 있어,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량은 18%에 달해야 한다는 게 의회의 견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미국 쪽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얼마를 줄여달라거나 우리가 얼마나 줄이겠다는 뜻을 결정한 바는 없다”며 “이번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될 경우 그에 대해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 육박, 정부 긴밀 대응 필요
한편 이란발 제재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유럽연합의 이란산 수입 금지 조치가 공표됐다.
이란 역시 이에 대응해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유럽국가들한테 수출을 하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들썩이면서, 국내 수출 감소 등 경기 위축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은 배럴당 105.44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보다 93센트 급등한 수준으로,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영국 런던 국제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전날보다 47센트 오른 120.05달러로 거래를 마쳐, 어느덧 120달러를 돌파했다.
지경부 홍석우 장관은 “이란 제재 등의 파급효과 때문에 원유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점에서 우려된다”며 “유럽에서 이란산을 수입하지 않겠다는 나라가 나오면 이란 수입이 변동 없어도 원유가 오를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구체화되고 이란산 원유수입이 감축될 경우 이란발 충격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로존 위기 등 글로벌 경기 위축과 선박 수출 축소에 대응해 FTA를 통해 신흥시장 개척 등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