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장기 펀드투자로 소득공제 받는 일 어렵지 않아요. 주택자금 대출, 학자금 대출 상환은 뒤로하고 군소리없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 10년동안 적립식 투자하면 돼요. 그러면 향후 10년 뒤에는 연간 24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요"
운용업계 관계자가 9일 전해준 우스갯소리의 뒷맛은 씁쓸했다. 정부가 내 놓은 펀드 소득공제의 혜택은 '짜도 너무 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일 대통령 업무계획 보고를 통해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인 개인이 10년 이상 펀드에 가입하면 납입액의 40% 수준(연간 24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를 해주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서민·중산층의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세제혜택이다.
업계는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소득 상한선과 공제규모 모두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임원은 "현재 소득분위로 볼 때 연봉 5000만원 이하면 개인 기준으로 87%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과는 차이가 있는 설정"이라며 "소득공제 혜택 역시 예상했던 500만원을 크게 하회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국내 펀드투자자들의 평균 펀드가입 기간이 2년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10년은 지나친 전제 조건이라는 평이다. 외국계 증권 및 운용사들도 이번 제도의 떨어지는 현실감을 지적하고 나섰다.
RBS 증권은 평균적인 주식형 펀드의 보유 기간이 24개월 미만임을 고려했을 때 10년은 너무 길다고 밝혔다. JP모간자산운용 역시 국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장기투자 기간은 평균 4.9년이라는 통계결과를 들어 10년간 펀드투자를 유지하기가 녹록치 않음을 언급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당초 펀드투자자를 위한 세제혜택 소식을 들었을 때 판매사 입장에서는 주춤해진 펀드 고객 유치를 위한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발표된 소득공제 혜택을 보고는 생각을 접었다"며 "차라리 연금저축 펀드를 통한 세제혜택이 훨씬 이로워 이번 제도는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고 일침했다.
물론 장기적인 펀드투자 문화를 도모한다는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연말, 연초 당국에서 쏟아내는 '생색내기' 지원책은 투자자와 금융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현재 금융투자협회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10년이라는 장기투자 기간과 연봉 수준 등 세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황.
앞서 당국이 장기투자펀드 소득공제와 관련해 도입후 영구 유지할 방침을 밝힌만큼 업계는 국내 금융시장과 투자자의 현실이 좀 더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장기펀드 소득공제의 불편한 진실. 당국이 추진하는 정책이 코미디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