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지난해 리비아 사태 이후 국제원유 시장에서는 이란과 서방의 대립국면이 새로운 갈등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은 세계 해상 석유 수출의 1/3 가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며 연일 위협하고 있고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제재에 착수하며 대응하는 양상이다.
스탠다드 차티드는 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강한 긴장은 현 상황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을 추가하는 충분한 요소이지만 우리는 이란이 세계 원유 시장에 수출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을 믿는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4일 유럽연합(EU)이 이란산 석유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아직까지 시행 시기나 기타 세부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원칙적인 부분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석유 판매와 관련된 대부분의 거래를 맡고 있는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 조치에 사인하기도 했다.
시장은 이러한 사태로 인해 원유 공급 부족이 낳을 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하며 숨죽인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 '최악'이기에 쉽지 않은 선택
전문가들은 걸프 지역에서 원유의 돌발적 중단이 가장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비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60만 배럴로 360만 배럴을 생산하는 이란에 비해서는 절반 가량에 그치지 않는다. 게다가 원유의 운송경로 문제까지 얽혀있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인 것.
이에 원유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지난 4일 113.70달러까지 치솟았고 미국산 원유 역시 상징적 가격선인 100달러대를 상회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가능성도 곳곳에 포착되고 있다.
유럽 당국은 이번 조치가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한 예외 조항을 만들거나 이란 원유 대체방안을 찾을 수 있는 유예 기간은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웨일락 리갈의 나이젤 크쉬너 대표는 "새로운 제재는 미국의 '매'와 세계 시장의 안정성을 고려한 중간 쯤에 위치하고 있다"며 "이는 이란과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보다 우선된다"고 설명했다.
로듐그룹의 트레버 하우저는 "일본과 한국의 정제소는 올해 10~40% 가량 이란산 원유의 구입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페르시아만을 순찰하는 미군 등과 적수가 안되기 때문에 이란이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다.
IHS글로벌 인사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대외적 압력에 대한 격렬한 반응의 일환으로 보일 수단을 찾을 수 있고 이를 이행할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가망이 없어 보인다"고 진단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양측의 기싸움을 넘어선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