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확대 압박 수준 갈수록 강한데
- 금리 인하 동시에 규모 축소 움직임
[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난 4일 금융권 CEO(최고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2012년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똑같은 화제를 꺼냈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달라”였다. 이틀 전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주문했던 직후여서 경제 금융 당국의 수장이 던진 메시지에는 힘이 실렸다.
시중은행들도 중소기업 지원을 올해 최대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업은행발로 촉발된 중소기업대출금리 인하분위기에 대부분 동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영업 창구 분위기는 달랐다. 막상 대출 실태 조사를 해보니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대출 기피 현상이 짙어졌다.

◆ 당국, 담보·연대보증 여신관행 메스 가하며 중기대출 확대 압박
박 장관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실물부문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말했다. 또 여신 관행을 담보 위주에서 기술력과 성장성 중심으로 개편하고, 실패한 기업인의 재기를 돕는데도 노력해 달라고 금융기관에 주문했다.
또 김 위원장은 "경제양극화 해소와 상생의 관점에서 서민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도 금융인들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창업과 중소기업 금융환경을 혁신해 나가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특히 창업에 부담이 되는 연대보증은 더이상 우리 금융시장에서 자리할 수 없도록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고 했다.
◆ 은행들은 오히려 1분기 대출 줄일 기세
두 사람의 발언 강도와 달리 대출 현장의 분위기는 거꾸로 흐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종합)는 지난해 4분기 5에서 올해 1분기 -1로 떨어졌다.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은행들이 대출을 잘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 중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9에서 올해 1분기 0으로 하락했다. 마이너스는 면했지만 그간의 완화기조에서 중립으로 태도를 강화한 것이다. 은행들은 경기 불확실성 증대와 신용위험증가,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를 대출태도를 강화한 주된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8로 지난 2009년 3분기(31) 이후 가장 높았다. 건설, 부동산 등 취약업종의 부실위험이 잠재해 있는데다 전반적인 업황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용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 중기대출도 '양극화' 우려
이처럼 상반된 분위기로 흐르자,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현장지도 등 강력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당국이 '창업•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얼만큼 효과를 낼지 장담할 수 없고, 결국 당국이 물리적인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들이 올해 순익 전망을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질 않는 것도 이익을 깎아먹으면서까지 중기 지원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하게 한다.
특히 자산규모가 작은 편인 기업은행이 중기 우대정책으로 4000억원이나 순이익이 줄 것으로 공시한 것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더한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순이익 감소의 대부분은 특별이익이 줄어드는 것이지 실제 영업이익은 비슷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중기대출 금리를 낮춰도 소폭이거나 연체이자 등으로 손실 폭을 메우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괜찮은 중기에는 돈을 더 갖다 쓰라고 하는 반면 사정이 나쁜 곳은 대출을 옥죄는 양극화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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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