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신한금융투자를 지금처럼 은행 방식으로 경영한다면 리딩 증권사 도약은 물 건너간다. 다른 증권사를 인수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10여 년 몸담았다가 최근 다른 증권사로 옮겼다는 업계 한 간부의 쓴소리다.
최근 신한지주 한동우 회장이 은행보다는 증권사와 보험사를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M&A)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응치고는 매우 냉담한 것이다.
심지어 그는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들어 유독 심각하게 부진에 빠진 이유는 뱅커출신이 CEO를 연거푸 맡아 은행 경영방식을 고집하면서 누적됐던 병폐가 도진 것"이라며 "2009년 이휴원 사장이 오면서 더욱 악화됐다"고 톤을 높인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의 경영성적은 좋지 않고 증권업계에선 은행계 증권사 가운데서도 특히 부진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 올 1분기 순익 전년비 60%↓, 실적 곤두박질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신한지주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1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나 줄었다. 신한생명에게 지주사 내 자회사 순익 규모 자리 3위 자리를 내준 것을 넘어서 순익 차이가 3배 가까이 벌어졌다. 특히 금융위기 이전 실적으로 유일하게 복귀하지 못한 자회사라는 불명예도 썼다.
게다가 내부에서는 부장, 차장급 등 핵심 직원들이 작년부터 대거 회사를 떠나는 등 인력이탈이 일어나면서 조직 내 분위기마저 가라앉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내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은행식 경영의 실패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지난 2009년 이휴원 현 사장이 취임하면서 개인의 성과를 존중하지 않는 경영방식은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걸 전 사장은 신한은행 홍콩현지법인장과 신한캐피탈 사장 등을 지내 경험을 살려 투자업에 대해 이해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반면에 이휴원 사장은 은행의 영업방식을 그대로 증권업에 접목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인센티브 비율 대폭 축소 등 은행식 경영 고집
이 사장은 실제로 직원들의 영업 인센티브 비율을 최소 30%에서 최소 6%로 대폭 낮추고 최대 3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증권사의 이름을 빌려서 영업을 하는데 직원이 인센티브를 많이 가져갈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다.
또 리테일 부문에서 영업 캠페인을 하더라도 목표 판매 금액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처럼 특정 상품만 판매할 것을 강요하면서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전 신한금융투자 한 직원은 "상품을 권유할 때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서 판매해왔는데, 일방적으로 한 상품을 판매할 것을 강요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의 성과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더욱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 임직원들이 투자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공격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을 메우는 데만 급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직전 은행 IB그룹 담당 임원을 지냈지만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권에서의 경험은 전혀 없는 정통 뱅커다. 은행의 영업 방식과 경영방식을 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이 실리는 이유다.
◆ 뱅커 출신 증권사 CEO 회의론 고개
정통 뱅커인 이 사장의 선임 배경을 놓고서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그룹 지배구조를 은행 중심으로 갖추다 보니 가장 적임자가 이 사장이었다는 설과 라응찬 전 회장의 보은인사 수준으로 폄하하는 설 등이 엇갈린다.
경영실적이 자꾸 나빠지자 이명박 대통령과 동문인 동지상고 출신이라 중용한 인사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 마저도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안팎의 시각은 뱅커 출신 증권사 CEO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게 아니냐는 게 중론인 듯하다.
신한금융그룹 사정에 정통한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은행 임원들이 증권업 등 은행의 특성과는 거리가 있는 비은행 부문 자회사에 사장으로 가면 경영에 있어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자회사 내에서도 경영의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장기집권을 위해 가신들을 자회사 CEO로 내려보냈던 라응찬 전회장의 報恩인사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신한의 가치를 내세운 한동우 회장은 과연 자회사중 동종업종 내에서 가장 열세를 보이고 있는 증권업종의 강화를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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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배규민 기자 (kyumin7@y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