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속뜻 찾기
불도 끄고 소방서도 새로 짓겠다고 한다. 그런데 소방관들 발걸음이 어지럽다. 진화작업이 당연히 더디다.
당초 주 소방호스를 잡아야할 소방관은 불신의 터널에 갇혔다. 화마에 타버리고 그슬린 재물을 원상복구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바늘한개라도 찾으려는 분노의 몸짓은 강하다.
소방서를 짓겠다는 이들도 제 각각이다. 대장 목수가 있어도 부목수들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남의 말대로 만 짓다가 새 소방서에 내 자리가 없어질수 있다는 경계심에서다. 주어진 시간에 번듯한 소방서를 갖출련 지도 당최 의문스럽다고 주변에서는 꼬집는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의 꼬락서니도 볼썽 사납다. 화기도 없는 요상한 잔불들이 곳곳에서 매케한 연기를 내뿜는다.
시중에서는 이 잔불을 방화범 비호세력, 특혜인출세력등으로 비꼰다. 진화작업에 국정조사 칼날도 나온다.
#2. 속뜻 힌트
지난 2009년 상반기 세계 금융위기의 혼란을 헤쳐나가는 와중에 정부내 '금융감독체계 개편론'이 강하게 부상했다.
금융정책과 감독업무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등으로 분산돼 있어 시장의 현안에 신속하고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공감론에서 출발했다. 마침 한국은행법 개정안도 제기되면서 부처간 힘겨루기가 볼만했다.
당시 여당 고위 관계자는 "금융부문에 감독과 정책의 업무가 어정쩡하게 분담돼 있어 상호 혼선을 빚는 현 체제는 세계적 금융위기를 맞다보니 보완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자 금융위는 '금융부'를 꿈꿨고, 금감원은 '금융위를 벗어난 독립적인 금융 감독청'을 노래했다. 한은도 '금융안정 기능론'을 입에 담았다. 자기중심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쏟아냈다.
결론은 경제부처의 맏형격인 재정부가 내렸다. "선(先)진화, 후(後) 소방서론'을 펼치면서 격론을 잠재웠다.
"지금은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기때문에 불을 끄는데 전력을 쏟아야지, 소방서(금융감독체계 개편)를 새로짓는 문제를 논의할 때는 아니다"라며 나름 리더쉽(?)을 발휘했다. 재정부는 재정은 물론 세제 금융등 거시경제 정책수단이 내 손안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3. 속뜻 풀이
부산저축은행으로 대표되는 부실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및 특혜인출,금감원의 부실검사 사건의 파장이 여전히 겉잡을수 없다. 발화지인 저축은행 금융사고가 금융당국 및 금융기관의 진화 경계선을 넘어 정치, 사회적 영역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자고나면 부실저축은행관련 고위급 인사들 이름이 거론되고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공익소송'제기를 검토중이다.
특정 국회의원들은 예금자 보호법 개정안을 들먹인다. 성역없는 조사(수사)를 정치적으로 앞서서 말한다.
사실, 부실 저축은행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현 시점에서 '완전 진화'의 결론을 내놓기도 어렵다.
저축은행업계만의 환부가 아니기때문이다.
또 원죄가 있기에 변변한 항변도 못하지만 '금감원 때리기'만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다. 금감원 일부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 및 범법행위가 없었다면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지 않았을까. 낙하산 인사 폐단을 금감원 출신의 '감사'에만 쏴부치는 것도 희극이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마태복음 7장3절)
그래도 불도 끄고 소방서도 지어야 한다면.
지난 2009년에도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해 청와대 혹 총리실 직속으로 관련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자는 의견이 여권에서 나왔다.
소방서를 새로 짓겟다는 혹은 부분적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여론은 2년전에도 형성됐다.
근래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의 '소방서용(用) 발언'을 보면 그때 그사람의 그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한은 단독 조사권이 필요하다" " 아무 기관에나 조사권을 줄 수 없다"
얼굴만 다르다. 이럴 때면 국민들은 기시감(旣視感) 현상으로 어지럽기까지 한다.
정부는 진정으로 소방서를 신축할 작정이라면 돌파력을 지녀야 한다. 책임전가, 여론회피용, 정치적 술수 정도의 화장술이라면 당장 레임덕의 한계라는 평가를 감내해야 한다. 물론 집권권력의 칼날이 예전같지 않기에 이번 TFT의 결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지만.
기우이길 바라지만, 괜히 부처 이기주의에 매몰돼 북치고 장구치다가 정책조율의 한계를 노출, 갈등구조만 증폭시키지 않을까 조심스럽다.경제당국 맏형 재정부의 새 수장이 인사청문회를 며칠후 통과하면 부실저축은행에서 파생, 확장된 이 '골치거리'의 해법을 찾기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떠나는 윤증현 장관과 들어오는 박재완 장관(후보자)의 소방서 신축론과 여타 MB노믹스 풀이법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 증권부장 명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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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