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사모펀드 규제 선진화'를 통한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공식화한 뒤 헤지펀드 따라잡기가 한창이다.
과거 아시아 금융 위기를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헤지펀드란 두려움과 경계 대상이었다. 새로운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경험한 마당에 우리식 헤지펀드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은 아이러니처럼 보인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양면성이나 이에 따른 찬반, 호불호를 떠나 이미 국내 헤지펀드 도입은 제한적인 성격일지라도 시위를 떠난 살처럼 진행형이 됐다.
'한국형'이란 수식어에서 보이듯 당국이 추진하는 헤지펀드는 '글로벌 헤지펀드'와는 차이가 있는 절충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내 도입 논의를 위해서는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나아가 글로벌 헤지펀드의 현 주소를 먼저 살피는 것은 불가결한 일이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국내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먼저 글로벌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과 역사, 운용방식, 투자기법은 물론 최신 헤지펀드 산업의 현황과 주요 경쟁자들, 글로벌 규제 현황과 국내 시사점까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에라 기자]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마이더스에는 유인혜라는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녀는 펜실베니아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을 마치고 월스트리트에서 투자 자문역을 거친 뒤 헤지펀드인 론아시아(LONE ASIA)의 대표를 맡고 있다.
월가에서 일할 당시 1500만~200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고 말하는 유인혜는 냉혹한 카리스마를 갖춘 거물로 등장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마이더스의 유인혜처럼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대표는 아직 한국에 없지만, 현실 속에서 유인혜를 만나는 일도 멀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용어인 '헤지펀드'이지만 그 실체는 잘 다가오지 않으며, 그 유래나 기원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다.
◆ 헤지펀드의 역사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헤지펀드 스타일 투자 사례는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가난한 철학자 '탈레스(Thales)'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는 올리브 압착기 소유자와 향후 수확기에 이 장비를 배타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선불금을 주고 받아내는 협상을 통해 이익을 냈다.
탈레스는 올리브 수확이 풍성할 것이란 관측 하에 올리브 압착기 수요가 올라갈 것임을 올바르게 예측했다. 그리고 압착기 사용권을 판매함으로써 돈을 벌었다. 압착기 소유주는 미래 올리브 가격의 위험을 전가하고 나중에 작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헤지로 당장의 선불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
탈레스의 '콜 옵션(call option)' 매입에 따른 손실 위험은 선불금 밖에 없는 것이다. 그는 토지나 노동자 혹은 올리브 압착기에 투자하지 않았지만 올리브 생산자나 압착기 소유주가 감당하거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은 위험을 수용하고 활용함에 따라 생산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셈이다.
사실 헤지펀드의 현대적인 역사는 1930년대와 1940년대 시장의 행태에 대해 기술했던 사회학자이자 저널리스트였던 미국인 알프레드 윈슬로우 존스(Alfred W. Jones)로부터 시작된다.
존스는 1949년에 주식의 장기 보유로 인한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레버리지(leverage)와 공매도(short selling)를 이용해 위험을 헤지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헤지펀드를 개설했다.
1966년 '포춘'지에 존스가 당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주식자산펀드보다 44%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알리자, 실적의 20%나 되는 수수료를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기록에 따르면 1968년에는 헤지펀드의 수가 약 200개나 됐지만, 1969~70년 및 1973~74년 금융시장의 하강기에 다수가 파산했다.
이후 헤지펀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로, 당시 주식시장의 장기 강세장으로 인해 새로운 부가 형성된 것이 배경이 됐다.
하지만 1995년까지만 해도 헤지펀드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2800개 정도에 불과했고 운용 자산규모도 28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그 수가 1만 개가 넘는 데다 운용자산 규모는 무려 2조 달러에 달한다.
나아가 규모는 점차 대규모화되고 있다. 자산규모가 최소 10억 달러가 넘는 헤지펀드가 전체 글로벌운용 자산의 84%인 1.7조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산규모 50억 달러 이상인 초대형펀드 93곳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가 1조 1500억 달러에 이른다.
◆ 뮤추얼펀드와 차별적, 절대적 수익 추구의 세계
대개 일반인들은 헤지펀드하면 고위험 고수익의 투기성 자본을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도 가지고 있다. 그 목표는 투자의 기예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헤지펀드는 가능한 변동성이나 위험을 낮게 하면서 투자금의 보존과 나아가 가능한 높은 플러스의 연간 투자수익을 추구한다.
헤지펀드는 법률적으로나 국제적으로 통일 된 정의가 없이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다. 현대 금융공학이 제공하는 모든 수단을 활용한다.
특히 차입과 공매도, 레버리지를 사용하면서 사채, 채권, 외환, 선물, 옵션, 스왑, 선도거래 및 여타 파생상품까지 투자대상과 운용 방법에 제한을 두지 않으며 뮤추얼펀드와는 다른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헤지펀드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또 헤지펀드는 사모펀드의 한 형태로 사모펀드의 특징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헤지펀드의 최대 특성 가운데 하나는 사모펀드와 마찬가지로 절대수익률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절대 수익 창출을 지향하기 때문에 투자 대상과 운용 방법에 제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수익률을 중요 하게 생각하는 뮤추얼펀드와 구분해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로 분류된다.
다만 투자기간, 투자대상 측면에서 사모펀드와 구별된다. 사모펀드는 투자기간이 중장기지만, 투자기간에 제한이 없는 헤지펀드는 단기투자도 고려한다. 사모펀드의 투자대상은 주로 구조조정기업이나 벤처기업 등이지만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 등은 물론 파생상품에도 투자하게 된다.
차입의 정도는 투자 전략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고, 차입 또는 공매도를 통해 레버리지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자본시장에 시스템 위험을 가져오기도 하며,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경우 금융 위기를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헤지펀드는 자기자금 출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주들로부터 규제를 받게된다. 또한 기존 인식과는 달리 투기적인 성격과 안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헤지펀드가 모두 존재한다.

◆ 헤지펀드 운용구조
헤지펀드는 투자자, 헤지펀드 매니저, 프라임 브로커, 사무관리회사, 증권수탁회사 등에 의해서 운용된다 .
운용회사는 전략적 자산배분을 정하고, 대개 2%의 운용보수와 20%의 성과보수를 받게된다.
서비스 제공회사는 프라임 브로커, 사무관리회사, 증권수탁회사로 나눌 수 있다.
프라임 브로커는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유가증권 대여 , 대출, 청산 및 결제 제공, 펀드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무관리회사는 거래 기록과 같은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펀드 순자산가치를 산정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어 증권수탁회사는 증권, 현금 등을 수탁하고 관리 하며 마진콜 충족 여부에 대해 관리하는 업무를 한다 .
헤지펀드는 전통적인 투자자산과는 차별되는 위험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헤지펀드 운용 전략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관련 위험을 자세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