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컬럼] "물가규제 지속성공사례 없다" - 연세대 정갑영 교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 Newspim]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김영용)의 <KERI컬럼>에 게재된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정갑영 교수(jeongky@yonsei.ac.kr)의 "물가규제와 벨리 포지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컬럼입니다.


◆ 물가규제와 벨리 포지의 교훈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정부의 모든 부서가 물가잡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공정위의 업무는 무려 40~50년 전으로 후퇴하여 마치 1960~1970년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과 경제력 집중의 규제기관으로 재정립하기 전까지는 물가단속이 주된 기능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변신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지식경제부는 물가규제에 한 걸음 더 나가고 있다. 산업계를 지원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본연의 업무는 망각한 채 회계사인 장관이 원가검증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 물가규제가 지속적으로 성공한 사례 찾기 힘들어

물가를 규제하고 원가를 검증해서 물가가 안정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경제의 기본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삼척동자도 그러한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특히 물가규제가 만연했던 우리나라의 과거 사례를 검증해 보면 물가규제의 허구는 너무나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대통령이 단속하라고 지시하면 각 부처는 호들갑을 떨며 산업현장에서 기업들의 고삐를 죄고, 몇몇 품목의 물가는 일시적으로 내려가는 현상을 보인다. 그러다 몇 달 후면 다시 원상 복귀하는 게 물가의 속성 아니었던가.

차라리 원래 수준으로라도 되돌아오면 그것은 상당히 효과를 거둔 경우에 해당된다. 규제를 받는 물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하거나 안정되어 보이지만, 일정 시간이 흐르면 계단식으로 뛰어오르기 마련이다. 공공요금이 그렇고, 규제대상인 생필품이 대부분 계단식 물가상승을 나타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규제의 칼날을 피해 아예 새로운 품목을 개발하는 경우도 많다. 자장면을 규제하니 이번엔 간자장이나 삼선자장을 만들고, 표준화된 품목에 여러 옵션을 붙여서 가격을 왜곡시키는 경우도 나타난다. 

따라서 세상 어디에서도 물가규제가 지속적으로 성공하고 경제의 효율성을 개선시키는 데 기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경제학원론 교과서에는 물가규제로 참담한 피해를 겪었던 전쟁의 사례까지 소개하고 있다. 

1777년 겨울 미국 독립혁명군의 총사령관이었던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은 펜실베이니아주 벨리 포지(Valley Forge)에서 힘겨운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당시 그의 주적(主敵)은 영국군과 헤시안 용병이었지만, 혹독한 추위와 극심한 식량부족이 더욱 더 버거운 복병이었다. 워싱턴의 군대는 추위 속에 식량부족으로 거의 아사상태에 빠졌고, 이 전투에서 엄청난 희생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 워싱턴 군대를 위한 물가통제법이 참패 초래

그런데 이 과정에서 워싱턴 군대를 처참하게 무력화시킨 또 다른 적은 전혀 엉뚱한 곳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군을 위해 제정한 물가통제법이었다. 

현지에 주둔해 있는 워싱턴의 주력부대를 돕기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의회는 식량과 군수물자의 가격을 통제하는 법을 제정하였던 것이다. 입법 의도는 누가 봐도 너무나 정당했다. 식량과 의류가격 등을 통제하여 군비부담을 줄이고 충분한 물자를 확보하여 아군의 전투력을 향상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입법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수입재와 통제받지 않은 물자의 가격은 폭등했고, 정부의 규제가격에 불만을 품은 농부들은 식량을 내놓지 않았던 것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금을 받거나 더 비싼 가격으로 적군에게 팔아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워싱턴 군대가 아무리 강한다고 한들 어떻게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겠는가? 수많은 아사자(餓死者)와 함께 워싱턴 부대는 참혹한 겨울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역사책에 나오지 않는 공포의 적, 그것은 바로 주의회가 제정한 가격통제법이었다. 이 전투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은 미국은 1778년 당시 13개 주의 연합의회였던 대륙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결의문을 채택하게 된다. “재화에 대한 가격통제는 유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극도로 악화시키므로 다른 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령을 제정하지 말기를 권고한다.”

경제 현상은 결코 법이나 명령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전시에서도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경제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만약 경제가 법이나 명령으로 움직이는 주체였다면 왜 사회주의가 실패하고, 북한이 저렇게 되었겠는가. 

시장은 결코 정부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주체가 아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과정이 반드시 바람직한 결과만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정부의 개입은 시장이 실패하는 경우에 시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데 국한되어야 한다.

물가가 폭등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해야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는가? 곡지불문(鵠志不問)하고 물가를 잡겠다는 접근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현안이다. 이런 접근은 “유효하지도 않고 정부의 공공서비스를 극도로 악화”시킬 따름이다.  


▶ 물가 급등 원인별 다차원적인 대응책 필요

물가정책은 우선 폭등의 원인부터 합리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원인이 공급에 있는지, 아니면 수요에 있는지, 유통구조의 문제인지를 점검하고 원인에 따라 처방을 달리해야 한다. 원인에 따라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조절하는데 정부가 개입할 수 있을 것이고, 유통의 문제라면 구조개선이나 경쟁의 촉진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초과수요의 문제라면 성장을 희생해서라도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의 물가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후 변화에 따른 농산물의 공급 불안, 총수요관리의 이완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대응하는 방식도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글로벌 인플레는 탄력적인 관세나 소비세, 환율 등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여야 하고, 성장 일변도의 총수요관리 정책도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한편으로는 총수요를 확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안정을 추구하는 상충되는 정책으로는 두 마리의 토끼를 쉽게 잡을 수 없다.

나아가 정부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여 경쟁을 촉진시키고 유통비용을 절감시키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는 거의 모든 업종에 정부 규제가 엄격하여 세칭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다시 말해 일단 진입만 하면 경쟁 없이도 상당한 이윤을 누릴 수 있는 업종이 많다. 

이것은 물가 문제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정유나 통신 서비스도 유통과정에서 폭리가 있다고 믿어진다면 기업을 윽박지르기에 앞서 진입규제 완화를 포함한 여러 차원의 경쟁촉진 정책을 먼저 도입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자면 물가는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로 관리할 수 있는 경제변수가 아니다. 정부는 시장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여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 고위층이 직접 나서서 “치킨값은 괜찮고, 휘발유값은 묘하다”는 식의 정책 개입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추친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지금 새로운 공약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이미 진행 중인 민생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2~3년 뒤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민선 8기 당시 경기도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유·초·중·고교 급식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상당수 주요 민생·필수 사업의 올해 예산을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한도액의 99.6%에 달하는 9430억 원 상당의 지방채를 20년 만에 발행한 데 이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해 남북협력기금 등 각종 기금 재원 5588억 원을 일반회계로 예탁·끌어다 쓰며 위기를 버텨왔다. 그러나 도 전체 예산 약 41조 7000억 원 중 도가 자체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 5000억 원에 불과한 데다 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이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울러 3기 신도시 개발 세수 효과 감소, 반도체 등 인프라 투자 대비 법인지방소득세의 시·군 귀속 구조, 전체 예산의 49%에 달하는 복지 예산 증대 등이 맞물리며 구조적 재정 위기가 심화했다. 추 지사는 구조적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도지사 및 고위공직자 업무경비 감액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 ▲일회성·선심성 행사 및 불요불급한 사업 전면 중단▲참모조직 및 공공기관 인력 효율적 재배치 ▲지방소비세 확충 및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 개선 등 세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4대 방안을 제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다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핵심 민생 예산은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추미애 지사는 "재정위기의 고통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에 떠넘기지 않고 불필요한 지출부터 선제적으로 줄여나가겠다"며 "지금의 어려움을 다음 세대의 빚으로 넘기지 않고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도의회 및 31개 시·군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141world@newspim.com 2026-08-05 11:21
사진
프로야구 전 경기 폭염 취소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극한 폭염이 프로야구까지 멈춰 세웠다. 경기장 곳곳에서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발생하고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응급 상황까지 벌어지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결국 리그를 일시 중단하고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O는 5일과 6일 예정됐던 2026 신한 SOL KBO리그 1군 전 경기와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취소된 경기는 잠실(NC-두산), 인천(LG-SSG), 대구(한화-삼성), 부산(키움-롯데), 광주(KT-KIA)에서 열릴 예정이던 5경기다. [서울=뉴스핌] 폭염 속 응원을 하고 있는 삼성 팬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2026.08.05 wcn05002@newspim.com KBO는 "최근 전국적인 폭염으로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폭염 관련 리그 운영 방침과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KBO 사무국을 비롯해 10개 구단 단장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폭염 상황에서의 경기 운영 기준과 안전 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당초 KBO는 전날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세칙을 새롭게 발표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경기를 정상 개최하고, 폭염경보가 내려질 경우 홈 구단 의견을 반영해 경기 시작 시간을 최대 1시간까지 늦출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상청이 올해 신설한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폭염중대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에 따라 전날 잠실 NC-두산전과 광주 KT-KIA전이 해당 기준이 적용된 첫 사례로 취소됐다. [인천=뉴스핌] 유다연 기자=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 경기 8회를 마친 후 한 관객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해당 관객을 이송하기 위해 대기 중인 구급차의 모습. 2026.08.05 willowdy@newspim.com 그러나 다른 경기장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SSG 경기에서는 총 25명의 관중이 온열질환 의심 증세를 호소하며 현장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2명은 의식 저하 등 중증 증상을 보여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8회말에는 25세 남성 관중이 계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경기가 약 9분간 중단됐고, 경기 종료 직전에도 26세 남성 관중이 응원석에서 쓰러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두 번째 환자는 현장 안전요원의 응급조치 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장 안팎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KBO는 기존 운영 방침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5일과 6일 예정된 1군과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올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KBO리그 경기는 15경기로 늘었고, 우천 등을 포함한 전체 취소 경기는 40경기가 됐다. wcn05002@newspim.com 2026-08-05 13:3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