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대주주인 론스타와의 최종 사인만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내부는 어수선함 속에서 반발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몇몇 직원은 일손을 놓은 채 모여서 웅성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망연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당장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직원들의 표정이 어둡기는 매한가지다.
외환은행 한 직원은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 받지 않으려고 지점 140개 없애고 직원 3500명 내보내는 등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 살린 은행”이라면서 “이렇게 하나금융에게 넘어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24일 오전 주식인수와 관련해 하나금융의 이사회 의결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은행 직원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40대 가장으로 보이는 한 직원이 가족들의 염려 전화에 “금융감독원의 승인이 나야지”라며 애써 태연히는 척하는 모습도 보였다.
외환은행 본사 직원 900명은 왼쪽 가슴에는 저마다 '하나금융 반대, 외환은행 사수'라는 글씨가 적힌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대주주인 론스타가 매각하려고 하는 이상 직원들이 반대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없지만 어떻게든 목소리를 결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4대문 안에 있는 영업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하나은행과 같이 무능한 은행과 손잡을 수 없다"면서 "기필코 외환은행은 독자 생존해 작지만 강한 은행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하나은행은 즉각 이 모든 만행을 중단하고 외환은행의 밝은 앞날을 방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렇듯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외환은행 본점 1층에는 하나금융의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은 결의문이 빽빽하게 붙여져 있다.
비록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후에 1지주 2은행 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외환은행은 인수합병 반대 움직임을 희석시키려는 미봉책 그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라며 불신하는 정서가 지배적인 모습이다.
외환은행 한 직원은 "어차피 인수 후에 통합하려면 1~2년이 걸린다"면서 "그 기간동안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직원들 사이에는 벌써부터 대규모 점포 및 인력 조정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하는 듯한 모습이다.
실제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상당수 점포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어 점포 통합과 이에 따른 인력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부 직원들은 임금과 복지 모두 대폭 손해를 볼 것 같으니 피인수를 반대한다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악의적 여론몰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외환은행 차장급 한 직원은 "인수가 되더라도 법적으로 외환은행의 임금과 복지체계는 승계가 된다"면서 "그동안 고생하면서 지켜온 외환은행이 미래가 불투명한 은행에 인수되는 것이 가슴 아픈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막기 위해 더욱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막기 위해 지금까지보다 훨씬 강력하게 투쟁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공격으로 불미스러운 일도 생겼고 국가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오늘 집회는 취소했다"면서도 "하나금융 직원들이 한 발짝도 외환은행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어찌됐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잘 됐다며 반기는 직원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