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시차제로 첫 도입한 뒤 이듬해인 2005년 1월부터 전면 시행에 돌입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MNP)'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제도시행 이후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승자도 패자도 아니라는 것이 정답이다. 오히려 이통사의 과열경쟁에 불만 지피는 부작용만 낳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전면시행 6년째인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가 각사의 마케팅 경쟁만 부추기고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전화 이동성제도란 이동통신 가입자가 기존 이동전화 번호의 변경없이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는 제도다. 제도도입 초기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통사간 마케팅 과열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모습이다.
지난 2004년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차제에 따라 SK텔레콤부터 적용시킨데 이어 KTF(현 KT 합병)도 몇개월 뒤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를 도입케 했다. 이어 2005년 1월부터는 LG텔레콤(현 LG U+ 합병)도 적용, 이통3사가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2005년부터 올 8월말 현재 이통사의 번호이동 누적 고객 수는 4311만6019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700만명 이상이 기존 이통사를 버리고 옮겼다는 얘기다. 전면시행 첫해인 2005년에는 557만2690명이 이통사를 바꿨으며 2006년에는 731만5914명이 갈아탔다. 또 2007년에는 880만2235명이 사업자를 변경했고 2008년에도 800만명이 넘는 고객이 번호이동에 나섰다. 이어 2009년에는 757만2288명이 이통사를 바꿨으며 올 8월 현재 566만 2763명이 번호이동을 한 상태다.
이처럼 번호이동자수 가 한해 평균 700만명을 웃돌면서 각 이통사마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한 모습이다. 1인당 번호이동을 위해 쓴 비용(보조금)을 3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2조원이 넘는 금액이 번호이동에 쓰여지고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통사의 마케팅비용 상당액이 번호이동을 위해 사용되고 있음을 가늠케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꾸준히 유지되면서 시장 점유율은 요지부동인 형국이 이어지고 있는 것.
올 6월 현재 이통사의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이 50.7%(2514만6337명)로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KT가 31.4%(1559만4035명) 그리고 LG유플러스 17.9%(886만8349명)으로 나타났다. 제도 도입 이전과 비교시 뚜렷한 차이가 없는 수치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은 최근 방통위의 마케팅 가이드라인 제시등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번호이동 허용을 통해 이통사간 마케팅 경쟁을 부추긴 뒤 다시 마케팅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규제하는 게 모순된다는 논리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번호이동제등으로 마케팅 경쟁을 부추겼던 정부가 이제는 마케팅경쟁을 제재하고 나서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며 "이러한 정책적 모순은 정부의 이통산업 초기에 끼운 단추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는 마케킹 경쟁 뿐만 아니라 다른 부작용도 키웠다는 지적이다.
신규번호이동 가입자가 장기가입자 보다 유리한 결과를 초래하면서 휴대폰의 잦은 교체로 자원낭비라는 비난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등의 휴대폰 제조업체만 배불리는 효과를 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