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데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알 듯 모를 듯한 발언을 쏟아놓은 점이 채권에 대한 매수를 빠르게 했다.
'김중수 총재의 원맨쇼'라든가 '뒤통수를 맞았으니 정신 못 차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35%로 전날보다 26bp 폭락했다고 최종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은 3.83%로 20bp, 국고채 10년물은 4.21%로 16bp 내렸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지난해 1월 8일 3.26%와 3.72%를 기록한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물 역시 같은 날 4.16%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단기물의 하락세도 빨랐다. 통안 1년물과 2년물은 각각 18bp와 26bp 하락한 3.05%와 3.32%에 최종 고시됐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112.85로 69틱 폭등했다.
이날 시장은 전날보다 1틱 내린 112.15에 출발한 뒤 112.14로 밀려났지만 이내 상승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금리 동결이 발표된 이후 시세는 112.40대 중반으로 치솟았고 금통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상승폭은 더 넓어지기만 했다. 이후에는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확산되며 112.91까지 솟아올랐다.
국내 기관들은 금리동결이 선언된 이후 급하게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은행은 이날 1만 3710계약을 증권은 8268계약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미련 없이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은 1만 9531계약 수준. 올해 최대 규모다.
이날 시장은 금통위가 열리는 날임에도 개장이후 강세를 보였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소식이 빠르게 확산된 영향이다.
물론,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 때문인지 추가강세는 제한되는 듯했다.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이미 준비를 했다'는 판단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금리가 동결됐다. 이에 국내 기관들의 숏커버가 시작됐고, 가격은 급등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기자간담회'를 지켜보자'는 신중한 모습이 여전했다.
정작 문제는 기자간담회였다.
김중수 총재는 "금리인상기조에 대한 시그널을 준 건 사실이고, 여전히 변함없다"면서도 "언제 올릴지는 말할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을 늘어놨다.
시장참가자들은 "동결의 이유가 뭐냐"를 궁금해 했고, 기자들도 이에 대해 여러차례 물었지만 확실한 답을 얻지 못했다.
결국 기자간담회는 강세폭을 확대하는 역할만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부터 "이젠 한은 말고 정부만 보자"는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김중수 총재의 원맨쇼였다"며 "돈을 벌었든 깨졌든 시장참가자들은 김중수 총재의 의사소통 방식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제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든 내리든 관심도 없어졌다"며 "오늘을 계기로 수급장세로 들어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3년물의 경우 전저점인 3.24%를 향해 갈 것이고 5년도 3.60%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캐리매수가 나올 테고 20일 선물 만기를 앞두고 만기장세도 이어질 것이라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외국계 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동결이 선언되고 올랐고, 멘트가 나오면서 30틱은 더 올랐다"며 "동결보다 멘트가 더 큰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숏커버가 숏커버를 부르는 상황이었다"며 "막판 113근처까지 갔을 때 과열이라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안 밀린 것을 보면 여전히 못 산 데가 있는 듯하다"고 관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김중수 총재는 결국 '금리를 올릴꺼니까 인상 시그널은 잘 줬지만 언제가 될 진 모른다'는 얘길 한 것"이라며 "예측하기 힘든 장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뒤통수를 맞았으니 제정신일 수가 없다"며 "그동안 타겟으로 봤던 3년물 3.3%, 5년물 3.8%는 이미 왔고 손절성 매수가 얼마나 남았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들은 오늘 차익실현으로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에 다시 시장을 쥐락펴락 할 것"이라며 "선물만기까지는 밀려도 크게 밀리기 힘들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총재에 대해 자격논란 마저 일고 있다"며 "앞으로도 참 갑갑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