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발표를 앞두고 있는 금융당국의 자문형 랩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최소 가입 금액을 기존 1천만원에서 1억원 수준으로 상향조정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랩을 직접 판매하는 증권사는 물론 소규모 개인투자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랩 상품의 최소 가입 금액을 현행 1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1대 1 개별 계좌 관리가 랩 상품의 취지인데 이를 묶어서 운용하는 것은 랩의 특성상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국의 주장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번 조치가 랩이라는 새로운 투자시장의 성장을 위협하는 매우 불합리적 조치라는 비판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과연 누구를 위한 규제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랩 상품 손실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당국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며 "이러한 부분은 가입시 고객과 증권사가 사전협의를 통해 로스컷의 상한선, 혹은 투자종목의 신용등급에 대한 요구사항만 가이드라인으로 구성되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C증권사 랩 담당자는 "1억원이라는 돈은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큰 돈"이라며 "진입문턱을 이 정도까지 올리는 것은 사실상 소액 개인투자자들은 랩에 접근하지 말라는 매우 차별적인 규제"라고 비판했다.
D증권사 역시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액 투자자만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볼공평한 처사"라며 "이번 조치로 인해 이제 발돋움하는 랩 시장의 싹이 죽을 수도 있는 중대한 실수"라고 말했다.
당국이 투자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시장의 변화를 수용해야 하는데 시대에 뒤쳐져 따라 가지도 못하는 지경이라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는 것.
그는 "개인의 성향이 반영된 개별 계좌 관리의 강점을 살린 랩이 보다 다양한 투자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며 "메이저 투자상품의 주도권을 운용사가 갖고 있으면서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1천만원짜리 랩계좌를 가진 한 소액투자자는 "좋은 금융상품이라면 서민들에게도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지 '너네는 빠지라'는 식으로 있는 사람 주머니만 채워주어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합리적이라는 반응도 있다.
이미 최저 가입 금액을 1억원으로 설정해놓은 A증권사 관계자는 "랩은 계좌 내에서 운영되다보니 1000만원을 가지고 10종목을 산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적어도 7, 8종목은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아무리 분산효과가 있어도 이렇게 운용하는 것은 현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는 "지금은 시장이 좋기 때문에 수익률에서 성과를 내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의 진입선을 너무 낮게 낮출 경우 오히려 하락장에서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교보증권 임승주 연구위원은 "1억원으로 상향될 경우 가입대상자의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랩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그는 "대형사들의 경우 VIP층이 두텁기 때문에 처음 랩 시장 형성기에는 가입금액을 높이기 부담스러웠더라도 이번 기회에 자연스럽게 올릴 수 있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랩어카운트 시장의 운용 규모는 28조5000억원으로 연초 이후 약 8조5000억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