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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채권 거품 논란? 경기 판단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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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사헌 기자] 도대체 지나칠 수 없는 금융시장의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바로 '채권 거품' 논란이 그것인데,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또 최근 부진한 주식시장이기는 해도 여전히 다소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반영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일본식 디플레이션과 같은 훨씬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예상하는데, 이런 판단 중에 과연 누가 맞는 것이냐는 논란도 전개되고 있다.

전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채권시장에 손을 들어 줄 수도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 장기채권 거품이라고?

미국 유력 금융 주간지인 배런스(Barron's)는 23일자 최신호에서 "미국 재무증권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쥐꼬리만한 수익률은 분명히 '거품'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거품 논란의 중심은 장기채권"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구글 검색기로 '추세'를 찾아보면, 과거 주택거품 발생 전에는 이에 대해 찾는 검색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추세가 형성되었지만 이번의 경우는 추세가 형성되는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주로 채권시장에서만 나오는 화젯거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배런스는 또 왓튼의 제레미 시겔이나 위즈덤트리의 제레미 슈워츠와 같은 사람들은 "미국의 채권 거품"이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작성했는데, 여기서는 10년물 물가연동 재무증권 수익률이 1% 미만으로 떨어져 마치 인터넷 거품기의 고점에 주가수익비율이 100배에 달하는 주식과 마찬가지 양상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독일 분트채 수익률이 2.27%까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데다, 영국 길트채 수익률도 3%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 선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이 현상은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이 낮은 것을 주식의 어닝일어가 1% 아래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는 것도 의문시된다는 지적이다. 물가연동국채야 만기가 되면 물가를 감안한 원금을 회수하지만, 거품주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80% 혹은 그 이상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자본투자 수익률보다는 자본회수율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루스킨 셰프의 데이빗 로젠버그는 나아가 "연초부터 6월까지 채권형펀드로 5590억 달러가 유입된 반면 주식형펀드에서 2330억 달러가 빠져나간 것이 거품의 징조가 아니라 그 동안 채권 투자수익률이 13%에 이른 반면 주식은 21%나 하락한 것에 대해 가계 투자자들의 감각이 살아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로젠버그는 "두 명의 제레미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8%에서 3.15%로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이 얻을 수익이 별로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런 식으로 된다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원래 30년물 수익률은 연방기금금리보다 200bp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역사적 추세라고 본다면, 현재 3.6%대 수익률과 제로 부근의 연방기금금리 격차를 감안하면 금리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디플레가 발생한다고 보면 이 정도 수익률은 '거품'이 아니라 매력적인 수익률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 디플레 공포가 '거품' 경고 무시하는 힘

지난 8월초 4%를 웃돌았던, 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이후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 가운데 10년물 금리는 1962년 이후 처음으로 일시 다우지수 수익률 아래로 떨어졌다.

10년 수익률은 2.614%, 2년 수익률은 0.496%를 각각 기록해 사상 최저치 바로 위에서 거래됐다.

또 3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3.661%까지 하락했다. 이날 금리 하락 폭은 유럽 채무 위기 발생 이래 가장 큰 폭이었으며, 수익률은 2009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채권수익률곡선의 '플래트닝'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곡선의 기울기 감소 자체는 앞으로 경기가 더 취약해지고 인플레 위험도 줄어들며 나아가 금리인상 필요도 줄어든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동안 2년물부터 10년물까지 단기 및 중기 채권에 비해 부진했던 장기물로 채권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취약한 경기로 인해 물가 압력이 낮고 또 '제로금리' 정책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RBS의 전략가인 존 브릭스는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란 판단을 수용하기 시작했다"고 논평했다.

물론 장기 채권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다른 이유도 있다. 모기지 투자자들이 저금리 혹은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재융자가 급격히 강화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모기지 보유자들의 손실 우려가 발생하면 장기 재무증권을 매수함으로써 손실에 대한 헤지에 나서게 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보험사나 헤지펀드 등의 기관이 장기채에 대한 매도 베팅에서 계속 손실이 나자 결국 '숏포지션 커버'에 나선 것도 최근 변화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가장 큰 동력은 미국 경제가 과거 일본처럼 디플레이션 및 장기 불황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에 있었다. 모간키간의 채권전략가인 케빈 기디스는 "미국이 일본식 디플레로 향하고 잇다는 느낌이 장기물에 집중한 배경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바로 이런 공포가 채권시장에 지속되는 '거품' 논란을 무시하는 힘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장기채권을 매수하는 경우 금리가 갑자기 변할 때 손실을 입을 위험이 크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의 전략가인 마이클 판드는 10년물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보유자들은 9% 가량 손실을 입게 되지만, 30년물 금리 1%포인트 인상은 18% 손실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지적은 갑작스러운 금리 변화는 아니라고 해도 이미 장기채 가격이 크게 올라 더이상 오를 여지가 많지 않게 되었다는 현실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판드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나쁜 경제 시나리오를 전부 반영했으며, 어떤 식이든 호재가 나오면 상황은 곧 역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지수에 따르면 30년물 재무증권은 올들어 무려 21%의 투자수익률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왠만하면 위험을 감수하고 기회를 누리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이나 여타 위험자산에서 감수해야 하는 위험에 비해 수용할 만하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

실제로 재무증권에 대해 잘못 베팅했던 몇몇 유력 헤지펀더들이 은퇴하는 사태가 지난주에 발생했다. 루이스 베이컨과 파올로 펠레그리니 그리고 스탠리 드럭켄밀러가 그들이다. 모간스탠리의 채권 약세론자인 짐 캐런은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장기채 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일부 언론들은 "한 개인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거나 그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가능하고 또 종종 있는 일이지만, 월스트리트 전체가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고 꼬집고 있다.


◆ 주식과 채권의 경기 판단, 어느 쪽이 맞을까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미국 증시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어도 나름대로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반영했다. 그러나 증시가 최근 두 주 사이 4.5%나 급격히 하락하면서 대체 주식과 채권 사이에 누가 옳으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비록 S&P500 지수가 올해 고점에서 12%나 후퇴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 3월 저점에 비해선 58%나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RBC캐피탈마켓의 수석전략가인 마일스 자이블록은 "만약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완만한 경기 침체가 다시 진행된다면 이 지수는 850~950포인트 정도까지 하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수준에서 약 11%~21% 추가 하락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경기침체를 회피할 수 있게 된다면, 재무증권 시장이 반대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채권형 펀드로 무려 4000억 달러가 유입되는 등 채권형 펀드가 25년 만에 최대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자이블록은 "경제가 2% 미만의 미약한 수준이라도 성장하게 되면 채권시장은 매우 곤경에 처할 것"이라면서, "통화정책과 인플레 및 성장률 전망 등을 모두 적정하게 고려한다면 10년물 수익률은 3.46%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집단 투매와 같은 전염 현상이 나타난다면 금리는 4.35%까지 오버슈팅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배런스는 여기서 씨티그룹의 글로벌 전략가인 로버트 벅크랜드의 의견을 들어 "지난 11년간 주식과 채권시장의 '분산' 사례를 살핀 결과 주식이 올바랐던 경우가 6번이고 채권이 맞은 경우는 2번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3번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고 소개했다.

씨티그룹의 전략가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채권금리는 결국 반등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독일 분트채 수익률은 연말까지 0.6%포인트, 미국 10년 재무증권 수익률은 같은 기간 0.75%포인트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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