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압수수색에 직원들 스트레스 가중, 민영화에 미칠 영향 우려
[뉴스핌=한기진 기자] 경찰이 23일 오전 우리은행 본점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은행측이 지난 6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난 직원을 고소함에 따른 조치다.
압수수색이 실시되자 직원들은 술렁거렸고 본점에는 경찰의 사무실 수색장면을 찍기 위한 방송사 카메라까지 등장했다. 은행측이나 직원들로서는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는 하루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실명제법상 은행으로부터 금융정보를 받아보기 위해서는 영장이 있어야 한다”며 ‘압수수색’이라는 말로 인행 상황이 과장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측에 따르면 서대문 경찰은 우리은행에서 부동산금융팀장을 지낸 천모(45)씨가 모 부동산 시행사가 3800억원 가량의 PF대출을 받도록 주선한 대가로 이 시행사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2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잡고 있다.
경찰은 우리은행 본점 내 부동산신탁사업단과 기업개선부 사무실을 수색, 대출 신청서류와 부석 서류 및 업무협정서 등이 들어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회수해갔다.
이번 압수수색의 단초가 된 부동산PF 비리는 지난 6월 처음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정기검사에서 우리은행 신탁사업단 직원들이 2002년 6월 21일부터 2008년 6월 30일까지 부동산 PF 시행사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총 49건, 4조 2335억원(누계)을 부당하게 지급보증 해준 것을 적발했다. 당시는 황영기, 박해춘 전 행장 재임 시절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신탁사업단 직원들은 은행 내 여신위원회에 승인없이 자체적으로 부동산 PF 시행사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매입약정을 했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부동산 PF 시행사의 지급 불능 사태가 확산됐다. 또 PF대출을 주선한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기는 일도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PF부실에 따른 검사 중 시행사와 담당직원과의 일부 금융거래상 일부 문제점을 명백히 하기 위해 부득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언론을 차단한 채, 비교적 조용히 진행됐다. 담당 직원을 만나 서류 등을 요구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은행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경남은행의 PF대출 부실에 이어 우리은행 PF부실 그리고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은행 이미지에 좋지 않은 일들이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거액여신을 하면서 신탁사업단이 여신위원회의 심사를 받지 않은 것은 당시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곧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이 금융당국에서 나오는 데, 이 같은 악재가 터져 나오자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