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남유럽 은행권에서 이번에는 더 큰 규모의 은행이 증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루머가 나돌고 있다면서, 그러나 초기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은행 관계자들은 조만간 증자 업무가 개시될 것이라는데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가혹조건 시험에서 낙방할 가능성이 있는 유럽 은행권은 사전 혹은 사후에 증자 계획을 발표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고, 또 지난해 미국 19개 대형은행들이 가혹조건 시험 이후 무려 300억 달러 이상 자본을 조달할 것을 감안할 때 이론상으로는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은 인정된다.
하지만 이번 유럽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불합격되는 은행들은 스페인 저축은행, 독일 주립은행(Landesbanken) 등 대부분 공공 금융기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들 공적 금융기관은 정부의 자동적인 구제금융이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에서 증자에 나설 필요가 없다.
FT는 그러나 91개 테스트 대상 중 상장된 은행들 중 가장 취약한 은행들도 아직 증자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약 10개 내지 20개 정도 은행이 6% 기본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널리스트는 벨기에의 덱시아(Dexia), 독일 포스트방크(Postbank), 이탈리아 몬테 데이 파시 디 시에나(Monte dei Paschi di Siena) 및 방카 포폴라레 디 밀라노(Banca Popolare di Milano) 등이 시험에 불합격하거나 거의 불합격점에 가까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들 은행들은 약 50억 유로 정도의 신규 증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이들은 추정했다.
일차적으로 상장 은행들 중에서 증자 계획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이 같은 분석에 대해 동의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몬테 데이 파시 디 시에나의 경우 현재 상대적으로 낮은 기본 자기자본비율인 7.5%가 연말까지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약 1.45%포인트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레디스스위스는 이 같은 주장이 나온 뒤 분석을 수정해서 몬테 데이 파시 디 시에나는 어쨌거나 시험에 합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은행권이 강력하게 저항한다고 해결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한 투자은행가는 "다수 은행들이 얼마나 증자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스트레스 테스트' 자체가 비밀의 장막에 가리운 데다, 7월 23일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다는데 기인하지만, 또 은행들은 올해 11월까지 나올 바젤위원회의 자기자본 규제의 변화 결과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기술적으로는 23일 결과 발표 이전까지는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지금은 미리 시장의 수요를 점검하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으며, 이 마저도 결과가 발표된 뒤인 8월에는 모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UBS의 유럽 증권자본시장 수석은 "유럽 은행권의 증자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기는 힘들며, 생각보다 규모가 작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명히 미국식 증자 방식은 아닐 것 같다고 그는 강조했다.
더구나 최근 약간 풀리기 시작한 자본시장에서도 대헝 기관이나 가능하지 취약한 중소 기관은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테스트 결과 이후 증자에 나서 봤자, 이미 그 은행은 증자가 불가능해진 상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증자는 테스크 결과의 불합격점을 보고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은행의 향후 전망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확 살아날 것이란 초기의 기대감은 다시 우려감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