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좀처럼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계속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반면 맞춤형 자산관리에 대한 투자선호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증권사의 랩어카운트(Wrap Account)를 통한 투자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3조원 수준이던 국내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 잔고는 5월말 27조원을 상회했다. 1년여만에 두배 수준을 넘어서는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들어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약 10조 357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투자자문사로부터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증권사의 자문사연계형 랩(이하 자문형 랩)의 잔고는 주요 12개 증권사를 합산한 규모가 6월 한달 동안에만 1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자문사들로 돈이 몰리면서 계약액 2조 2530억원으로 자문업계 1위인 코스모투자자문을 비롯해 브레인, 한가람, 케이원 등 4개 자문사는 계약액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브레인투자자문은 3월말 6700억원에서 6월말 현재 1조312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성장하며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자문형 랩의 성장은 최저가입금액이 1억원에서 최저 3000만원 수준으로 하향되면서 그동안 높은 문턱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일반 투자자들도 랩 상품의 구매가 쉬워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또한 무엇보다 탄력적 자산운용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로 좋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자문형 랩의 투자금액 증가에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기존의 펀드는 운용사가 자신의 특색에 맞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종목의 범위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상품별로 크게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자문사들은 각자 자신의 전략과 분석에 맞는 종목에 집중투자 함으로써 기존상품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시장대비 수익률을 중요시 하는 공모 펀드와 달리 주식편입비중이 0~100%까지로 탄력적인 자문형 랩은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이에 자문형 랩은 수익률 관리를 위해 통상 10개~20개 종목 내외로 압축해 운용한다는 얘기다.
동양종금증권 고객자산운용팀 손광현 과장은 "주식형펀드는 지켜야할 규정이 많아 공격적인 운용이 제한받는다"며 "반면 랩은 편입종목 제한 없이 몇몇 종목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집중투자가 위험을 높인다는 면에서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최근 일부 종목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자문형 랩의 인기는 더해가고 있다.
자문사별로 큰 차이가 있겠지만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7공주, 4대천왕 등 옐로우칩이 시장대비 큰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성장성을 겸비한 우량주들로 LG화학, 하이닉스, 기아차,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삼성SDI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종목들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안에서 맴도는 사이에도 연초대비 기아차 59.35%, LG화학 28.23% 급등했다. 이들 종목에 집중 투자한 자문사들이 큰 수익을 얻은 것은 물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경기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 펀드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랩 상품에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