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까지 대폭 인하한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 논란이 있었지만 16개월간 금리는 동결됐었다.
그렇지만 국내 경제가 세계 최고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물가 수준도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도래하자 금융위기 이후 17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자체 사실만으로 보면, 23개월 만에, 그러니까 거의 2년만에 처음으로 금리가 인상됐다.
김중수 총재는 경제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미국이나 중국 등 선진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국내 성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인상이 가계나 기업,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미 사전에 충분히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줘서 대비할 수 있도록 했고, 금리인상폭 역시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비록 기준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0.25%포인트 수준으로 소폭 인상했기 때문에 "금융완화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면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긴축 기조로 전환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경기 상황을 여전히 면밀히 주시해야 하고 대외불안 요인이나 물가 수준도 점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번 인상했다고 해서 앞으로 매월 인상하겠다는 것은 아닌 셈이다.
특히 김중수 총재는 앞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조정이 있을 경우 "사전에 시그널을 주겠다"며 "시장이 놀라지 않게 하겠다"고 밝혀 시장과 소통을 강조했다. 시장에 안정감과 신뢰감을 동시에 주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리인상을 25bp했는데 부족하다는 얘기가 있다, 향후 더 금리를 올릴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중수 총재가 "시장에 미리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고, 이런 발언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도 다소의 안도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국내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정부나 한국은행의 경기판단이 확장성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권고한 사례도 나온 터여서, '글로벌 시각'을 강조하고 있는 김중수 총재나 금통위원들한테 금리인상에 대한 결심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은 넓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금리인상에 다소 놀란 시장이지만, 향후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한 통화정책방향이나 한국은행의 경기판단, 그리고 다음주 예정된 경제성장률 수정치 발표 등에 좀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은 김중수 총재가 "미리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냈다"고 말한 데서 보듯이, 향후 시장은 김중수 총재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좀더 예민한 긴장감을 가지고 바랄 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 4월 취임하면서 한은 총재로서 '적임자'인가에 대한 논란은 취임 100일을 맞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5~6월의 금통위에서 '예고'된 바를 이번 7월 금통위에서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김중수 총재나 김중수 총재가 이끄는 한은에 대해, 다소 '미심쩍던' 시각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7월 금통위는 김중수 총재한테는 한은 총재로서 신뢰도의 기반를 확인하고, 이제야말로 취임 초기 논란에서 벗어나, 시장과 제대로 소통하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 한은 금통위 23개월만에 금리 0.25%포인트 인상, 김중수 총재 국내 경기 자신감 피력
9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세계경제는 신흥시장국 경제의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제도 대체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이 예상보다 나쁘고 고용이 줄어드는 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가경제가 회복되는 추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에 대한 긍정적인 경제전망도 이어갔다.
김중수 총재는 "국내경제 성장과 물가상승 전망치 등을 보고 현재의 금리수준이 합당한가를 판단했다"며 "2% 금리수준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하기위해 마이너스 성장일 때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회복됐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지난 16개월간 이를 변화시키지 못한 것은 글로벌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경기회복을 인정하기도 했다.
김중수 총재는 "▲ GDP갭 ▲ 인플레에 대한 기대치 ▲ 고용 ▲ 대외경제상황 등을 고려해서 금리를 결정한다"며 "OECD나 IMF 등 국제기구도 세계경제 성장전망을 상향하는 등 대외변수가 국내 경제에 큰 위험요소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2/4분기에도 전기대비 1%이상 전년동기대비 7%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상반기 전체를 보면 전기대비 7%를 상회하는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중수 총재는 "전격적인 금리인상이라고 표현하지만 4월에 취임해서 대외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고, 5월에는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뺐으며, 6월에는 '물가안정기조를 유지하면서'라는 문구를 넣었다"며 "미리 사전에 예고했다"고 말했다.
전격적인 금리인상 결정이 아니라 충분히 말해왔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김중수 총재는 취임 100일만에 가계부채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생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은 가계부채, 기업, 자본시장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적으로 금융자산이 부채보다 많다"며 "부채의 70%는 고소득층에 몰려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25bp 인상에 따라 서민층의 부담이 늘 수 있겠지만 경제상황정도를 볼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 "금리인상의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앞으로 저금리에 의해 부채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해선 안된다는 얘기"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아울러 "기업도 마찬가지로 이정도 금리인상으로 경영이 악화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자본시장 역시 해외자본 유출입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채권과 주식에서 그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추가 금리인상이나 긴축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김중수 총재는 "아직 긴축기조로의 전환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라며 "물가상승률 등 국내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의 기준금리 2%가 낮은 수준이라는데 이견은 없지만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매우 조심스럽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전에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25bp가 잠재성장률을 감안하고 그에 합당한 이자율이 얼마냐고 봤을 때 그 수준이 아닐 수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직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 대내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을 결코 놀라게 하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과 항상 소통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 주요국 경기의 변동성 확대 등이 수시로 재연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