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단, 상당수 법정관리 예상 속 "채권회수 유리" 판단에 내심 선호
[뉴스핌=한기진 기자]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한 'C등급' 건설사들의 상당수가 D등급 업체와 마찬가지로 법정관리에 처할 운명에 놓였다.
이자 납입도 어려운 그들이,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는 악화된 부동산 경기하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정작 이들에게 워크아웃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던 채권은행 사이에서는 “상당수가 그렇게(법정관리)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채권 은행들은 지난달 말 시공순위 300위권 안에 드는 건설사 중 세부평가 대상 144개 업체 가운데 C등급(워크아웃 대상) 9개, D등급(기업회생절차) 7개 등 모두 16개 업체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골라냈다.
◆ 워크아웃 본격화, 회생기회 모색
금융권에 따르면 2일 현재 C등급 38개(대기업, 조선 포함) 업체들 중 벽산건설 등 25곳이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9곳은 신청절차를 진행중이다. C등급을 받은 기업 가운데 세광중공업이 가장 먼저 워크아웃 절차에 착수한다.
세광중공업 채권단은 이날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개최,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채권행사 유예 대상과 범위 등을 정하기로 했다. 중앙건설과 한일건설, 벽산건설, 성우종합건설, 신동아건설, 두원스틸 등은 주채권은행에서 채권단회의를 소집해놓은 상태다.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C등급 업체는 회생기회를 얻는다. 반면 D등급 업체는 사실상 퇴출이다. 채권액 기준으로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하면 워크아웃은 개시된다.
워크아웃 판결을 받은 C등급 업체들은 스스로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채권단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일부 채무면제, 상환유예 및 신규자금 지원 등의 지원 조치가 여기에 해당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시적인 자금난에 처한 기업은 워크아웃을 통해 채무유예를 받아 자금사정이 나아질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 1, 2차 구조조정때도 C등급 상당수 법정관리
그러나 이 같은 희망적인 기대와 달리, C등급 건설사에는 냉혹한 현실이 닥칠 것이란 예측이 채권단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상당수가 D등급 업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회생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처할 것이란 이야기다.
대형은행 한 심사역은 “C등급중에서도 법정관리 가겠다고 선택하는 기업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출 이자 납입도 어려운 게 C등급 업체들의 상황인데, 부동산경기가 회복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워크아웃이 가능한 C등급 일부와 스스로 살길을 모색해야 할 D등급 업체 모두 법정관리행이 유력하다.
회생이 힘든 상황에서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두 가지. 청산과 법정관리다. 전자의 경우 은행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선택이다. 가진 자산이 적은 C, D등급 건설사의 현실을 감안하면 채권회수할 게 없어서다. 따라서 법정관리를 통해 채권상환 등을 유예를 받아 조금씩 채권을 회수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 다른 대형은행 여신심사부 한 간부는 “전적으로 당사자가 결정할 것이지만 청산의 경우 은행입장에서는 별로 좋은 게 아니다”면서 “법정관리가 되더라도 은행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작년 1월 1차 구조조정에서 C등급을 받은 업체 가운데 신일건업과 롯데기공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지만 삼능건설, 대동종합건설은 자금사정이 더 나빠지면서 결국 법정관리 처지가 됐다. 2차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 가운데서도 역시 C등급을 받은 태왕, 송촌종합건설. 영동건설, 중도건설 등 4개사는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