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산업의 10년 발주싸이클에 아직 회복세는 '혼조'
[뉴스핌=이연춘 기자] 해운업에 이어 조선업도 길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일까.
지난 2008년 가을부터 시작된 불황의 충격이 조금씩 완화되는 가운데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신규수주 가뭄은 일단락된 상태다. 업계에선 수주 가뭄에서 벗어나 단비가 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조선업은 ▲ 운임상승 ▲ 중고선 시장 회복 ▲ 신조 발주 재개 ▲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주물량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의 수주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10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바닥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란 관측도 있지만 조선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대규모 선박 발주가 예고돼 있어 본격적인 실적개선을 보일지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 신규 선박 발주 회복세 '뚜렷'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전세게에서 발주된 선박 10척 중 4척 이상을 국내 조선업체에서 수주하며 조선 수주량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조선시장 동향을 점검한 결과 올 1~4월 중 우리나라 조선업체는 전 세계 조선수주량인 55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가운데 43.6%인 240만CGT를 수주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잇따른 수주로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수주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선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 상반기에 원통형 FPSO를 비롯해 조선, 해양, 플랜트에서 총 45척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70억 달러로 올해 연간 수주 수주목표액 120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선 규모다.
삼성중공업 역시 현재 LNG-FPSO 1척, LNG선 2척, 유조선 25척, 해양설비 1기 등 총 29척, 33억 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목표 80억 달러 대비 41.3%를 달성했다. 작년 대비 상반기에 LNG-FPSO 1척을 6억8000만 달러에 비해 5배 가량 늘어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상선 24척(약 16억2000만 달러)과 해양설비 3기(약 14억 달러)를 포함해 총 27척, 30억2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남상태 사장은 직접 발로 뛰는 현장 경영으로 10억 달러 수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STX조선해양도 올 상반기에만 23척, 9억1000만달러 규모를 새로 확보했다. STX유럽 등 해외 물량까지 합하면 32척, 24억6000만달러 규모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가 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위안화 절상 움직임을 보이면서,향후 중국 조선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은 품질과 기술 부문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반사이익을 볼 경우 수주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수주회복세라지만 낙관론은 아직‥
반면 이와 반대로 아직 낙관론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상반기에 조선경기가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벌크선 발주량 증가 덕이지만 벌크선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아 메이저 조선사들의 실적에 큰 도움이 못된다는 전망이다. 즉 고부가선인 컨테이너선과 LNG선 수주가 뒷받침돼야 한다.
시장에서도 하반기에도 유조선,벌크선 등의 상선 발주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도 대형 조선업체들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견 조선사들의 수주 목표를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최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 4월까지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전년보다 회복되었으나. 절대량이 부족하다"며 "현재 수주 규모는 연간 건조량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기존 백로그 소진에 따른 2012년 매출액 감소를 의미한다"고 전망했다.
즉 조선산업의 긴 발주싸이클은 10년 싸이클을 만들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됐던 발주 호황 싸이클은 2013년에나 재개될 것. 이에 따라 2000년초 불황기가 만든 2004~2005년 영업실적의 바닥도, 2012~2013년 영업실적의 바닥, 발주 호황 싸이클의 시작점이 된다고 밝혔다.
최광식 연구원은 "미래 신조 발주량을 올해 7000만 DWT 수주금액 223억달러, 2011년 1억 DWT 수주금액 297억달러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는 작년보다 내년도 올해보다 더 나을 것"이라며 "하지만 발주량의 회복세를 가정한다면 2012~2013년 달러기준 매출액은 2009년 대비 각각 20~30%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2008년 호황 대비 크게 하락한 신조선가에서 수주한 최근의 수주 물량이 본격 반영되는 2012년부터 조선사들의 수익성도 하강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