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발표된 채권은행의 건설사 신용위험 평가에서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인 '벽산건설'은 워크아웃 등급인 'C'를 받았다. 우리은행이 보유하던 벽산건설 지분을 모두 판 다음날이다.
28일 금감원 전자공시와 우리은행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5일 채권은행 건설사 신용위험 평가를 앞둔 상황에서 보유중인 '벽산건설'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문제는 벽산건설의 주채권은행이자 주거래은행이 우리은행이라는 점이다. 우리은행이 벽산건설 지분을 모두 매각한 24일 다음날이 채권은행 건설사 신용위험 평가를 발표하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우리은행은 벽산건설을 워크아웃 등급인 'C'로 평가했다.
우리은행의 벽산건설 보유지분은 오래됐다. 지난 1998년 벽산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출자전환 주식이 우리은행이 보유한 지분이다. 10년 넘게 보유하던 벽산건설 지분을 우리은행이 허겁지겁(?) 판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게 시장과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불과 보름사이에 우리은행은 벽산건설 물량 147만5689주(5.3%)를 모두 장중에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8일 4만주를 시작으로 9일(1만6000주)과 10일(2만2000주) 11일(3만2000주) 14일(2만주) 15일(2만4000주) 16일(4만3000주) 17일(2만3000주) 18일(3만5000주)등 매일 장중에 매각했다.
특히 채권은행 건설사 신용위험 평가가 코앞으로 다가온 20일 이후부터는 집중적으로 매도해 내부자거래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그동안 일일 2만~3만주 매각에 그쳤던 우리은행은 21일10만7940주를 팔기를 시작으로 22일에는 49만4350주를 정리했다. 또 23일에는 44만1070주를 매각한데 이어 건설사 신용위험평가 하루를 앞둔 시점에서는 나머지 잔량 17만7329주를 팔아 벽산건설 지분율을 제로로 만들었다.
이를 두고 주식시장과 건설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의 내부자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벽산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사전에 알고 지분을 장중에 모두 팔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물량을 매각할 경우 블록딜(대량매매)등을 통해 이뤄지는 사례에 비춰볼 때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는 물량출회로 주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이 매각한 시점부터 벽산건설 주가는 크게 빠졌다. 우리은행이 처음으로 매각에 나설 당시 벽산건설 주가는 주당 1800원이었으나 이날 종가는 1250원이다. 단순계산으로도 30%의 주가가 공중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와관련 금융권 관계자들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내비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출자전환한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우리은행이 판단해서 처리할 일이지만 이번 사안은 심각한 듯 하다"며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거래소에서도 문제를 파악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듯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장투명성을 확보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에 담아 내부자거래의 처벌규정을 강화했다. 주식 내부자 거래나 주가조작을 하다 적발되면 벌금 한도가 25배까지 늘리거나 형사처벌을 강화시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