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부진 늪 빠졌던 구조조정 속도 높일 기회포착
[뉴스핌=한기진 기자] 상호저축은행들이 벼랑끝에서 기사회생했다.
‘공멸’, ‘전체 금융시스템 타격’까지 들먹이며 배수진(背水陣)을 쳤던 그들이었다.
4.4조원 규모의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이에 따른 부실 → 손실확대 → 폐업. 수많은 저축은행들의 예정된 운명이었다.
그러나 25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2.8조원을 들여 캠코가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파국은 면했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은 ‘부동산 PF대출 및 PF ABCP 건전성 제고방안’을 발표, PF대출의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당초 지난달 말쯤이면 조사가 마무리되고, 대책이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714개 사업장(PF대출 규모 12.5조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었다. 지방선거 또한 영향을 줬다.
처리대상인 ‘악화우려’ 채권이 전체 금액으로 31%(전체 사업장중 40%)에 달하는 3조9000억원으로 드러났다.
부실규모가 확인되자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간 처리방안을 놓고 협상에 돌입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최대한 많은 규모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 원했다.
6월 결산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건전성 악화를 피하고 싶어서다.
금감원은 부실PF채권 해소없이 나눴을 경우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BIS비율은 전년대비 2.18%p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저축은행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서울의 대형저축은행 한 간부는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PF를 빨리 털고 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고 생존을 우려하는 시기에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회계결산이 6월인 저축은행들은, PF부실채권을 캠코에 매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PF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는 피했다. 시장에서 평가는 차치하고서라도 외형상으로는 악화되지 않는 셈이다.
이점을 노려, 금융당국이 PF채권 매입 조건외에 '타이밍'을 이용, 더 강한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쥐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자구노력에 의한 정상화, 시장에 의한 M&A 등 통해 부실(우려) 저축은행을 단계적으로 구조조정시킬 계획이다. 또 대주주의 증자 및 적격성 강화도 요구, 그동안 불만으로 갖고 있던 모든 사안들을 이번에 처리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오려 시도했지만 잘 안된 측면이 있지만 개별사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제대로 할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