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리스크에 더해 정부의 선물환 규제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시장에서는 그 정도가 심하다. 전날 선물환 규제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10일에도 선물환 규제 방식을 둘러싼 뉴스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하루에만 30원에 가까운 변동폭을 기록했다.
전날 기획재정부가 은행권 선물환 규제안이 다음주 초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대책내용과 발표시기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시장에서는 선물환 규제 방안에 대한 발표시점이 임박했음을 감지하고 있다.
더욱이 전날 기획재정부 임종룡 제1차관이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과도한 자본유출입을 막고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발표가 임박했음을 간접 시사했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도 전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한다, 안한다는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그렇지만 한국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보탰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정책당국을 포함해 연구기관들이 합동으로 이에 대한 실무팀(T/F)을 구성해 작업을 해왔으며, 이것이 이제 정책적 판단과 글로벌 G20 논의 속에서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정부의 대응방식이 시장 혼선 초래, '노이즈 마케팅'을 해소하라
그렇지만 문제는 정부의 대응방식이다. 선물환 규제방식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규제 내용에 대한 소문만 무성한 채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부쪽에서 계속적으로 불편한 소음을 내고 있어, 시끄럽게 해서 주목을 끌려고 하는,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여론이 높다.
선물환 규제방식이라는 것이 시장의 핫이슈인 만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감위, 금감원 등 관계기관에서의 일사분란하고 통일된 정책대응이 요구됨에도 불구, 정부당국에서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 혼선을 주고 있다.
이날 한 매체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가 "외은지점 선물환거래를 250%로 제한하고 기존거래를 '2년간 유예'한다"는 구체적인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대책'을 잠정 확정, 이르면 1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국내은행 선물환 거래 50%로 제한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선물환 거래한도를 기존 125%에서 100%로 하향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매체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은행 선물환포지션 규제 유예기간 3개월로 하고 외은지점 외화유동성 리스크 대책도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정책을 논의하고 있는 정부 당국자의 은행 선물환포지션 규제 유예기간이 3개월에서 2년까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날 '2년간 유예방침'이 시장에 보도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에서 급반락하며 하락전환하기도 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야 할 정부당국이 도리어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선물환 거래 규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창구인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기획재정부의 김익주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뉴스핌과 전화통화에서 "언론에 나온 내용은 여러가지 안 중에서 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여러가지 안들을 놓고 한국은행, 금융위, 금감원 등과 논의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여부는 아직 결정이 안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국장은 "유예기간에 대해서도 여러 안중에 거론되는 것으로 그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어떤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식적인 창구는 자신"이라며 "한국은행, 금융위, 금감원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하는 사안인데 일률적으로 일관성 있게 나오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 정부 두마리 토끼 두고 고민 중인 듯. 시스템 규제와 외화유동성 안정적 확보가 관건
국제사회는 지난 6월초 부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유럽의 재정위기가 현안으로 부상하자 글로벌 금융규제문제를 다소 유예시키면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도 신흥국의 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외자급유출입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과 금융위기를 불러온 글로벌 은행들의 책임을 지우기 위한 은행세 등 금융규제 문제에 대해 논의를 촉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G20 부산 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은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이나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글로벌 범주 속에서 규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입장 속에서 오는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규제 문제를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선물환 규제나 외은지점에 대한 규제 문제도 글로벌 관점에서 시기 선택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은행들이 아직 국제신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또 국제회의를 통해 중심논의를 수렴하려는 G20 의장국으로서 국제금융의 흐름에서 후퇴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한국경제의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 충분한 확신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경제가 재정위기 속에서 아직 대외불안이 존재하고 올해 급유입된 외국자본이 5월 이후 급유출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어떻게 자본시장의 취약한 구조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부나 한은 금융감독당국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기저기 규제문제를 흩트리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미리 대비하라는 사전의 예고가 아닌 이상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시기 선택 문제도 충분히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