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자동차, "대비책 마련, 영향 크지 않다"
[뉴스핌=산업부] 원/달러 환율 변동이 심상치 않다.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더니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에다 천안함 결과 발표에 따른 대북 리스크까지 부상하면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0원 오른 1194.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1200대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기업들도 변동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1100원대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 전자-유통, 리스크 요인에 주목
전자업계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유로환율 하락 우려에 주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짐에따라 상대적으로 유로환율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세트업체들에게는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게 악재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대형IT세트업체들이 아시아쪽에서 부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결제대금은 달러로 지불하고 유럽에 제품을 팔 때는 유로화로 결제하게 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게 악재"라며 "유로가치 하락으로 수요의 둔화가 올 것이며 2/4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도 환율 변동폭이 초미의 관심사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분야는 당장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원자재 수입을 맡고 있는 식품사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의 경우 환율이 급등장을 지속할 경우 밀가루나 설탕 등 소재식품 분야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올해 사업계획 기준환율은 1150원으로, 연간기준 환율이 100원 오르면 1000억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실제 리먼 사태가 부상한 2008년의 경우 3/4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된 전례가 있어 불안감이 높다. 회사 측 관계자는 "당시 영업외수지에 기록된 외환관련 손해가 -2059억원이었다"면서 "덕분에 당시 CJ제일제당의 순이익이 -250억원, 4/4분기에 -570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고 말했다.
◆ 정유-항공, 지속되면 영업익↓
정유업계와 항공업계도 원화가 오르는 것이 달갑지 않다. 급등장이 지속되면 영업이익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전망이다.
일단 정유업계는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이 먼저 달러로 대금을 지불하게 하고 60∼90일 뒤에 대금을 결제하는 유전스(usance: 기한부 어음)방식을 쓰고 있다.
1달러당 1000원에 구입한 원유 대금을 환율 상승으로 1100원 오른 환율로 갚게 되면 환율 상승분은 고스란히 손해로 남게 된다는 얘기다.
다만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율에 따른 큰 영향 없다"며 "휘발유값 소폭 상승은 있을 수 있겠지만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서 수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 기름을 사서 쓰는 항공업계는 환율 상승에 민감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해외 사업장에서 달러화 수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환율급등에 대응하고 있지만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75억원 가량의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 조선-자동차, 리스크 대비 중
반면, 조선이나 해운업종은 환위험 수준이 낮다는 입장이다. 조선이나 해운의 경우 전체적인 환위험 노출규모가 크지만, 조선은 적극적인 헤지에 나서고 있고, 해운은 외화순유입과 순유출이 거의 상쇄되기 때문이다.
수년 뒤에 인도될 선박을 수주해야 하는 영업 특성을 가진 조선업계는 환율 변동을 감안해 미리 선물환매도 등의 헤징을 해 두는 게 일반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평가손실이 생길 수 있지만 안정적인 사업 운용을 위해 헤징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역시 환율 급등장이 크게 불안하지는 않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사업계획 기준환율이 1100원대인 탓에 원/달러 환율 급등이 오히려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수출물량이 70% 수준인데, 달러당 환율이 높아지면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며 수출 가격 경쟁력에 메리트가 더 생긴다"고 말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은 그동안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대금결제 환율 적용과 방식에 대한 다변화로 이미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