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시장동향보다 인구 등 거시변수 등에 눈길
- "장기적으론 하락요인 많다" 대응책마련에 부심
[뉴스핌=한기진 기자] ‘아파트 거래 동맥경화, 대세 하락기 접어드나, 분양권 값 추락 마이너스 2억원에도 안 팔려, 중형이 대형을 추월하는 가격역전….’
연일 신문의 부동산 지면을 장식하고 기사의 제목들이다. 이쯤 되고 보면 집값 회복 기대는 커녕 아예 구입을 포기하는 게 속 편할 법한 상황. 적어도 투자목적에서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시장 냉각이유를 LTV·DTI 등 규제 탓으로 돌리지만, 인구감소 경기침체 등 보다 구조적인 근거를 대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 시기에 주목해 할 게 사실상 집값의 향방을 결정하는 ‘힘’인 은행들의 대출움직임이고, 이들의 이끄는 은행장들의 생각이다.
경제를 꿰뚫어 보는 식견과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최근 잇따라 대형은행 은행장들을 직접 인터뷰,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인구감소 등 영향 있지만 폭락은 없을 것
은행장들은 “집값 급락은 없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대세하락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신한지주의 신한은행 이백순 행장은 “폭락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백순 행장은 "최근 경제연구소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의 주된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도시화 진행률의 둔화,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차입여력 감소, 보금자리주택의 공급 확대 등을 들고 있다”면서 “인구구조의 변화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 역시 “집값이 폭락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가파른 고령화, 저출산 속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세대간 자산규모의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주거용 부동산 가격 전망은 더욱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은행 윤용로 행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도래하고 있고 베이비붐의 은퇴시기나 100%에 근접한 주택보급률 등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현 부동산 시장 동향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을 했다.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이종휘 행장은 “부동산 가격이 일시에 20~30% 하락하지 않는 한 부동산담보대출의 위험은 크지 않다”고 했다. LTV·DTI 규제를 신속하게 한 덕분이라는 게 이종휘 행장의 판단의 근거다. 즉 폭락은 염두해 놓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KB금융의 KB국민은행도 주택거래 자체가 미미한 시장 분위기를 들어 집값에 급격한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1가구 1주택의 실수요 위주의 주택문화 등이 정착되면서, 금리인상이 되도 급격한 하락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강정원 은행장도 특별한 주문은 하지 않는다는 게 KB국민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하락요인 장기적 요소라는 데 의견 일치, 대응 시나리오 마련
은행장들은 “급격한 집값의 변화는 없다”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고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집값 변동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 구상에 들어간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그들은 최근 집값의 하락이 일시적인 시장의 변동보다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찾고 있다. 인구감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차입여력 감소 등의 요인들이 그것.
이런 것들은 장기적으로 영향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요인들이어서 은행장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백순 행장은 “부동산 하락세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다각적인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단계별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정태 행장은 “(집값 하락 시기에서) 예상되는 경기조정 압력이나 각종 불안요인들에 대응해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윤용로 행장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중장기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 수준을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실시중”이라고 했다. 윤 행장은 특히 가계부문의 문제가 터질 경우 실질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기업의 성장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도 우려했다.
은행장들의 의중은 은행의 생명인 리스크 관리 차원의 신중함이지, 실제로 집값하락이 금융시스템까지 위협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도 최근 거래위축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뿐이고, 만기연장도 잘 되고 있어 특별히 문제가 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