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2년차 경영전략] 자본시장법이 지난해 시행된 이후 증권업계는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바탕으로 금융 겸업화와 현·선물 및 파생시장의 교차, 금융상품의 다양화 등 시대 흐름에 걸맞는 위상을 찾아 발빠르게 변신하고있다. 업계의 이같은 변화와 노력은 자본시장법 2년차를 맞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그간의 노력과 성과, 앞으로의 모습을 들어봤다.

[뉴스핌=김성덕 기자] 증권부국(證券富國).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17층 사장 집무실에 들어서자 정면에 걸린 표구 하나가 단번에 눈에 들어온다. 1975년부터 증권업계에 몸담아 온 하나대투 김지완 사장(64)의 증권에 대한 애착과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문구다.
김 사장은 지난 1998년 부국증권 대표를 시작으로 현대증권(2003~2007) 대표를 거쳐, 현재 하나대투까지 13년째 CEO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 최장수 CEO다. 업계에서는 '큰형님''맏형'으로 통하는 그다.
'최장수 CEO 비결'을 묻자, 그는 수줍은 듯 고개를 오른쪽 어깨 밑까지 젖히더니 연방 손사래를 친다.
"아입니다(아닙니다). 아이고, 뭘 그런 걸…"
부끄럼 많고 소탈한 게 영락없는 동네 아저씨다. '그래도 비결 하나만 알려 달라'고 졸랐더니, 이내 '산' 얘기가 나왔다.
김 사장에게 산은 평생의 친구이자 스승인 동시에 CEO의 가장 기본적 자질인 체력을 길러주는 '개인 트레이너'다.
"제 큰놈이 올해 서른여섯인데, 이놈하고 며칠 전에 산행을 했어요. 근데 이놈이 묻더라고요. 아버지처럼 CEO 오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등산하면 된다고 했어요. 체력이 아주 기본입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북한산만 1200번을 등반했다. 1년에 50번이라고 쳐도 20년이 넘게 걸리는 횟수다. 그는 지금도 매주 일요일 새벽이면 북한산행을 거르지 않는다.
산을 대하는 그의 시각은 남다르다. 산과 경영이 닮은 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답이 걸작이다.
"잘 보시면 산 모양하고 주가 그래프하고 거의 같아요.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고 바닥이면 또 올라가고…"
김 사장은 그러면서 "주가는 아직 올라갈 일이 더 많다"고 했다. 지난 30년 주가 그래프를 보면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올라가는 추세다. 이점이 등산과 주가가 조금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증권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어렵다는 얘기들을 해요. 그런데 이 얘기는 30년 전부터 나온 얘기예요.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아직 올라가고 발전할 일만 남았어요. 그러려면 증권업계도 이제 볼륨을 키워야 합니다."
업계에선 김 사장하면 '불수도북'이라는 네 글자부터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의 각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 말은 김 사장이 무박 2일로 이들 네 산을 쉬지 않고 등정한데서 연유한다.
김 사장의 뚝심과 강철 체력을 짐작케 하는 말이다. 덕분에 하나대투 임직원들도 덩달아 김 사장의 강철 체력을 뒤따라가고 있다.
"증권은 사람 장사입니다. 지점장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가 대단히 중요해요"
지점장들이 강한 체력과 열정을 바탕으로 고객과 부하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실적도 좌우된다는 경험칙이 쌓인 셈이다.
김사장은 "하나대투가 2년 전에는 적자 지점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부분 흑자예요"라며 "아마 95개 지점 중에서 4개정도만 적자일 겁니다"라고 슬쩍 자랑한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12년 6월 주총까지다. 연임을 생각하고 있을까? 하나대투 '서프라이스 상품'만큼 입이 떡 벌어지는 답이 돌아왔다.
"걸어서 세계일주를 할 작정입니다. 칠십이 넘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예요"
최근에는 제주 올레길을 비롯해 서울에서 팔당을 돌아오는 '아리수 백리길'도 걸어서 답사했단다. 퇴임 후 체력이 받쳐 줄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열정만큼은 이십대 초반이다.
그에게 '돈은 어떤 존재냐'고 물었다. "너무 많아도 좀 그렇고, 조금은 있어야죠. 조금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돈 없으면 세계일주 못하잖아요. 나한테 돈은 그런 것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관록과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 솔직함이 증권업계에서 최장수 CEO로써 자리매김한 김 사장의 가장 큰 무기인 것 같았다. 물론 체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