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SEC는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를 발견,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억만장자 존 폴슨이 운영하는 대형 헤지펀드 폴슨 앤드 코(Paulson & Co)가 골드만삭스의 CDO(상품명 ABACUS) 설계 및 판매에 참여하면서 이 상품의 가치가 하락할 때 수익을 챙기는 쪽으로 투자, 결과적으로 골드만삭스의 고객들에게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SEC는 또 CDO 상품의 개발에 주된 역할을 맡았던 골드만삭스의 패브리스 부사장도 함께 고소했다.
그러나 SEC는 투자자들을 대표한 것은 골드만삭스지 헤지펀드 폴슨 앤 코가 아니라며 폴슨 앤 코는 고소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소송은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골드만삭스에게 수년만의 최대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회사의 임금 체계와 영업관행을 놓고 비난을 받고 있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에게도 커다란 시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SEC의 고소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SEC의 사기 협의 고소와 관련, 법적으로나 사실적으로나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회사의 명예를 걸고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시즌 이코노믹스의 선임 매니징디렉터 케리 레이히는 "이번 사건은 입증이 어려운 케이스"라며 "이 분야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도 아직 누가 무엇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긁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 충격
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투자분석회사인 오픈하이머는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에서 '시장수익률(perform)'로 하향 조정했다.
또 골드만삭스의 목표가 228달러도 철회했다.
골드만삭스 채권의 부도 위험 프리미엄 또한 급등했다. 시장관계자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신용부도스왑(CDS)은 SEC 고소 소식이 전해진 뒤 40bp가 오른 136bp로 올랐다. 전일 뉴욕 종가는 90bp 수준이었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뉴욕시간 오후 3시48분 현재 12% 넘게 폭락하며 금융주 등 다른 종목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앞서 유럽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금융개혁 탄력 받을 듯
한편 골드만삭스의 고소 사건은 현재 민주당과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규제개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에선 은행위원회를 통과한 금융규제법안이 조만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월가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정서에 힘입어 통과 가능성이 높다. 또 하원에선 상원 법안과 유사한 법안이 이미 지난해 12월 통과된 바 있다.
분석가들은 상하원의 승인을 거친 금융개혁법안이 금년 중반경 정식 법률로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랑셰 링컨 상원 농업위원장은 "이번 (골드만삭스) 사건은 월가의 행동이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리는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사례이자 내가 제안한 강력한 금융개혁법안의 필요성을 추가로 입증해준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테드 카우프만도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SEC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건 의회는 SEC와 법무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