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달말 임기 만료여서 이달 금통위가 사실상 금리를 변동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됐었다.
물론 "임기내 마지막 금통위에 금리를 움직이면 안된다"는 원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금리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차기 총재에 대한 예의라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확신하면서도 혹시 모를 '돌발' 가능성에 숨죽이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금리 동결이 결정된 이후엔 '채권사냥'이 시작됐다.
금리인상 시점이 하반기로 미뤄졌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성태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이 같은 인식에 힘을 실어줬다.
자의든 타의든 정부와의 교감이 어느정도 이뤄졌음을 엿볼수 있었다는 평가도 흘러나왔다. 향후 한은과 정부의 엇박자에서 비롯되는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제거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역시 "임기내 한번은 올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하반기 인상으로 미뤄놓는 모습이다.
동부증권의 박혁수 애널리스트는 "많은 제약조건들로 인해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다"며 "임기내에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가 지목한 제약조건은 ▲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여건상 세계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점 ▲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는 점 ▲ 정부 반대에 대한 부담 등이었다.
아울러 그는 "향후 차기 총재가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의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논란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요국들의 금리인상 논란 쟁점화, 물가상승 우려 등을 감안할 때 3/4분기에 금리인상 논란이 재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연내 75bp 내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 의견은 유지했다.
2월 금리인상을 예상했던 SK증권의 양진모 애널리스트 역시 금리인상 시점을 9월이후로 미뤘다.
양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 기회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9월로 넘어간다"면서 "3월 금리인상의 가능성은 20~30%로 낮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최석원 애널리스트는 "2월 금통위에서 정책금리 인상 신호는 없었고, 총재의 코멘트는 지난해 12월과 1월 금통위 이후보다 한결 완화됐다"며 "적어도 상반기 중 정책금리 인상 없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들보다 금리인상 예상 시점을 더 미룬 곳도 있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엿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당사가 기존에 예상했듯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상시기는 4/4분기로 더 늦춰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물론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달 금리인상을 점쳤던 키움증권의 유재호 애널리스트는 "이성태 총재가 객관적으로, 역사적으로 시장금리와 정책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반복해 언급한 것을 보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차후 금리 인상의 원칙은 정부도 인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당장 급할것도 없지 않냐는 정부의 주장을 금통위가 꺽지 못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한다"며 "정부의 반대는 계속될 것이나, 불안요인이 제거되면 금통위는 다시 용기를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의 심재엽 투자전략 팀장은 "우리나라는 금리를 인상시키는게 유리하다"며 "지속적인 금리동결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유럽이나 일본쪽의 악재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경제성장률이 안정적인데다 물가상승이 진행중이라 금리동결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의 금융위기도 진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저금리 지속으로 인한 물가상승의 압력이 강해질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