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어차피 하루짜리 재료"라며 "관심없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지만, 시장 자체의 생리상 정책 이벤트를 앞두고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잇달아 1/4분기중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ING나 BNP파리바는 한술 더 떠 1월중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시장 심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키우고 있다.
◆ 대한민국, 기준금리 인상요건은 '갖춰졌다'
ING와 BNP파리바가 이달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이유는 기준금리의 인상요건이 갖춰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경제지표들은 지난해 극심했던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가능할 만큼 호전된 모습이다.
지난 11월 광공업생산은 위기 전 수준까지 이르렀고 여전히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도 평균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이제는 지난해 12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가 강조했던 "저금리 의 '실'(失)에 대해 고민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1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비 2.8% 상승한 점에 대해 "아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상승률 자체로 보면 매우 빠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복수의 외국계IB를 비롯한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글로벌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대폭적인 금리인하 이후 첫번째 금리인상을 더 이상 늦춰서 이로울 게 없다며 늦어도 1/4분기 안에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경제회복 경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상당히 완화된 수준의 완화정책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던 이성태 한은 총재의 말을 되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경제성장 경로가 확실해 질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는다는 게 과거 십수년간 통화정책을 담당해 온 한은 관계자의 전언이기도 하다.
한국SC제일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오석태 상무 역시 "경기가 좋은데 (기준금리 인상을) 더 미뤄서 좋을 게 없다"며 "이미 시장금리도 올해 100bp 정도의 금리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이 시장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그는 "한은이 이미 여러번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더 미뤄질 경우 정치적 협상이 금리인상을 결정한다는 시각을 주는 등 중앙은행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 그래도 여전히 대세는 '금리 동결'
그러나 여전히 대세는 금리 동결이다.
지난 6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월 채권시장지표 동향'에 따르면, 채권시장 참여자들 중 거의 대부분(91.3%)이 1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한은 이성태 총재가 항상 강조했던 '경제성장 경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지회복 지속 여부나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재연 가능성 , 원유가격 상승 등은 이성태 총재가 틈날 때마다 지적하는 불안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로 급락함에 따라 금리인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1월 금통위는 출구전략과 관련된 원론적인 언급을 내놓는 동시에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부작용이 심할 것이라는 언급이 주를 이룰 것"이라면서 "그러나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국내 경기여건에 비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해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통한 출구전략 가동은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효과가 약화되면서 실물경기 회복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해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여전 하다"고 금리동결을 점쳤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최근 원화가 빠르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이를 더 부추길 것"이라며 "원화강세가 국내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를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성태 총재는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대한 질의가 쏟아지는 과정에서 10월중 금리인상 기대와 달리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환율하락, 원화강세를 꼽은 바 있다.
또 이성태 총재의 신년사를 근거로 금리 동결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이 총재가 신년사에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출구전략에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1월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금리 동결을 점치는 더 큰 이유는 정치 논리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 최근에는 금융위원회 진동수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한은이나 시중은행권에 대고 '금리인상 시기상조론'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알게 모르게 한은이나 금융통화위원들한테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상반기까지 비상경제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시장 일각에서는 "상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기도 한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정부쪽에서 하반기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발언이 나오고 있는 점은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빨라야 2/4분기말 쯤이나 돼야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금통위 이후 채권시장 향배는?
1월 금통위 이후 시장금리는 하향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동결이 점쳐지는 데다 이미 시장금리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저가매수의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금리 움직임이 없는 동안에는 좁은 레인지의 등락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는게 시장참가자들의 의견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금통위에서 특별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지는 않아 금통위 이후 매수가 바람직해 보인다"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타이밍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2월 금통위 이후 3년 금리가 4.18%까지 내렸던 것을 고려하면, 6일 종가기준으로 25bp나 올랐다"며 "시장금리가 상단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 저가매수가 충분히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금통위를 빌미로 금리가 오른다면 이는 싸게 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일단 1월은 롱(long, 채권매수)장으로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현재 국고 3년물은 4.43%로 콜금리 대비 240bp 정도 높은 수준인데 평소 스프레드가 170~200bp라는 점을 고려하면, 40~60bp는 인상 가능성을 이미 반영한 것"이라며 "금리가 동결되면 이 부분에 대한 되돌림이 일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 다.
다만 그는 "일단 지금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금리인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좁은 레인지의 박스권 등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외 경기지표 개선, 금통위의 매파적 성향, 위축된 채권 투자심리 등을 고려하면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 이라며 "다만 성장모멘텀의 불확실성, 향후 경기선행지수의 둔화 예상 등으로 시장금리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1/4분기 중 금리인상을 할 때에도 연속적이거나 큰 폭이 아니라면 금리인상은 오히려 시장금리의 하락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통화정책방향 자료의 문구가 시장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일단은 금리를 올리기 어렵고 금통위 이후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대기매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총재의 코멘트보다는 통화정책방향 자료 문구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경기회복세 지원을 위해 금리를 동결한다는 언급이 빠진다면 매도압력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저가매수가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증권의 신동준 애널리스트 역시 "이성태 총재의 발언이 근래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고 평가되는 시기에도 통화정책방향 자료는 몇달 동안 달라진 적이 없었다"며 "통화정책방향 자료의 문구에 변동이 있을지가 매우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