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앞다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선물업 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했거나 올해초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계열사로 선물사를 두고있던 증권사 중 일부는 합병을 통해 선물업에 뛰어든다.
선물업을 둘러싸고 여의도 증권업계가 또다시 전쟁같은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경쟁을 통해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투자자의 편익을 고취시키는 장점도 있지만 제살깎아먹기식 과열경쟁, 모두가 패자(敗者)가 되는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터넷 종합경제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이 같은 여의도 증권업계의 선물업 전쟁에 대해 3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뉴스핌=문형민 박민선 변명섭 조슬기 기자] 모든 경쟁이 그러하듯 현재 선물업 시장의 규모 대비 많은 증권사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다.
선물업 시장을 전망하는 업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향후 선물업 시장이 확대되는 데 있어 증권사가 그 파이를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즉, 당장의 시작은 '뺄셈의 경쟁'이 되겠지만 고객 서비스에 대한 인프라를 단단히 하고 해외 선물업 시스템 구축까지 초반 공략에서 성공한다면 승부수를 띄워볼 만하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최진국 상무는 "증권사의 선물업 진출은 시장 수익원 다변화의 차원"이라며 "당분간은 시장자기잠식이 우려되지만 선물사에 고스란히 냈던 수수료를 줄일 수 있고 이 역시 수익으로 전환 가능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유망하다"고 예상했다.
특히 현물시장과 달리 선물업 시장의 구조는 기존의 약자가 강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선물업 전문 증권사 등의 특화 전략도 유효해보인다.
◆ "선물사 인력을 확보하라"
증권사들의 선물업 초기 안착 과정의 관건은 바로 인력확보이다.
오는 4일부터 국내 선물업을 실시하는 대신증권의 영업조직은 기존의 인력풀을 기반으로 보강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조직도 국내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선물영업팀과 해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본부, 리테일 본부까지 세분화돼 진행되고 있다.
현물시장의 성격과 또 다른 시장인 만큼 주요 인가를 획득하고 영업을 시작한 증권사들에는 이미 상당수의 선물사 기존 인력이 투입된 상태이다.
한국투자증권도 16명 중 3명이 외부 영업을 통해 확보된 인력이다. 뿐만 아니라 선물업 시장에서 공격적 전략을 펼치고 있는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는 아예 우리선물 대표 및 선물협회 부회장을 지낸 남삼현 대표가 직접 나서 그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존 선물사에서 영업인력을 확보한 증권사들은 이미 발빠른 영업개시를 시작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진행 속도에서도 뒤쳐질 만큼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 이미 업계에서 인력 이동이 상당 부분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러한 인력 이동이 결국 선물사들을 위기에 몰아넣는 또 하나의 외부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그룹내 증권사가 없는 경우에는 특히 증권사들의 영입경쟁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선물시장을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
이처럼 다수의 경쟁자가 선물업 시장에 동시에 뛰어들면서 각 사들은 자신만의 전략을 구축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선물시장 규모의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전개 속도와 추이를 지켜보면서 특화된 사업으로 확장시켜간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시장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선물업이 충분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한 상품인 만큼 고객과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바탕으로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기존 증권사들이 주권기초 이외의 선물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참여자들의 증가로 인해 시장이 커지면 추가 수익 창출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를 안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외환(통화)선물거래에서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물거래는 법인 참여자가 은행이나 증권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자본시장의 발전과 더불어 펀드 투자자가 더욱 늘어날 경우 투신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게 돼 있고 해외펀드투자 속성상 기본적으로 환 위험을 제거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를 헤지하기 위한 선물 거래는 필수라는 설명이다.
이에 지난 10월 본인가를 취득한 이후 장내파생상품과 해외선물 및 유사통화선물팀을 구성했고 11월에는 금리, 통화선물, 금, 돈육선물, fx마진 거래도 시작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선물상품과 관련된 인력풀을 모두 확보하고 영업을 개시했다는 점에서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또 이트레이드증권은 남 대표의 경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LS그룹으로부터 안정적인 매출 확보를 담보로 이 분야에 특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도 지금까지 온라인 분야에서 소형급에 머물렀던 이트레이드증권이 도약하는 주요 키워드가 선물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선물전쟁, 합병, 그리고…
한편 이제 막을 올린 증권사들의 선물업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기존 선물사들이 영위했던 업무가 증권사로 이전되는 과정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즉, 일부 증권사들의 시장 참여가 아닌, 업계 자체의 업무 확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며 이는 바로 증권과 선물사의 합병 작업 본격화를 염두에 둔 것이다.
더구나 현재의 12개 선물사 중 삼성, 우리, 유진, NH, 현대 등 대부분이 그룹에 증권사와 공존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이들이 합병 수순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를 실어주는 부분이다. 실제로 동양종금증권이 지난달 24일 자회사인 동양선물에 대한 인수 합병을 선언한 바 있다.
IBK투자증권 민병섭 이사는 "일단 증권사 계열인 곳은 합병으로 가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고 KR선물 등 운용과 관련해 특화된 부분을 가진 곳은 이를 살려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선물업이 증권사로 이전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이사는 "아직까지는 성숙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에 발전속도와 범위를 지켜보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면서도 "영업망이나 능력에서 증권사가 더 유리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선물시장도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