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글로벌 증시의 동반 폭락을 이끌더니 이번주 들어 악재로서의 기능성을 상실한 듯하다. 주초 나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앙은행의 특별자금 지원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세계 증시는 아예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앙은행이 특별자금 지원 조치를 내놓기는 했지만, 추가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실망감과 향후 이 지역 은행들의 순익 감소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와 UAE는 긴 연휴를 앞두고 미리 각본을 짜 연습을 한 듯이 침착하게 대응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금융시장이 너무 호들갑 아니냐"고 호통치기까지 했다.
하지만 국영 업체에 대한 암묵적 보증을 사실상 거부한 이상, 이번 채무상환 중단의 파장은 앞으로 국가신용과 나아가 조달 능력이나 비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두바이 사태 전개와 파장
해외차입 의존도가 높은 두바이는 추진해 온 부동산 개발사업이 금융위기로 난항을 겪으면서 두바이 정부가 미국 등의 추수감사절 휴일 직전에 갑자기 국영 두 기업의 채무상환 유예 선언에 이르게 됐다.
간략한 성명서를 통해 두바이월드 및 자회사 나킬에 대해 채무상환 유예 요청과 함께 향후 기업 및 채무 구조조정 통해 효율화를 달성하겠다는 내용 밖에 없었기 때문에, 국제 사회는 아연실색했다.
신용분석기관들은 이 결정이 자의에 의한 구조조정 노력이 아니라 정부의 고의적인 디폴트 처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순식간에 두바이발 채권의 신용 스프레드는 급격히 상승했고, 세계 주식시장은 곤두박질쳤다. 달러화가 바닥권에서 반등한 가운데, 엔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는 등 파장이 컸다.
하지만 UAE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 방침을 밝혔고, 또한 두바이 익스포저가 크지 않다고 알려지자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서구 주요국 수장들도 나서 자국 은행권의 두바이 노출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초 UAE 중앙은행은 이 지역에서 운영 중인 국내외 은행들에 특별유동성창구를 마련키로 하는 등, 조기 사태 진압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UAE중앙은행이 3개월물 지역은행간 대출금리(Eibor)보다 0.5%포인트 높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 당국은 최소 대응.. 두바이월드 채무협상 주목
이런 조치 이후 급작스런 두바이 소식에 크게 휘청거렸던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증시 조정 폭이 완만한 수준에 그치는 등, 쇼크는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UAE중앙은행의 지원조치는 악화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꼭 필요한 조치였지만, 더도 덜도 아닌 최소한의 수준이었다면서 추가 조치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압둘라만 알-살레 두바이 재무장관도 "두바이 정부가 두바이월드를 책임질 필요는 없다. 채권자들이 자신들의 대출 결정에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면서 두바이 정부에 대한 채권자들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바이 정부가 채무보증 지급을 거부한 가운데, 두바이월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590억 달러의 부실채무 중 절반 가량을 구조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두바이월드 채무 중 260억달러에 대한 구조 조정 방안이 논의 중인데, 여기에는 나킬이 발행한 60억달러의 이슬람 채권, 나킬 월드와 리미트레스 월드가 조정 대상으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무 상황이 안정적인 인피니티 월드 홀딩과 이티스마르 월드와 포트 앤드 프리존 월드는 이번 조정 대상이 아닌 것으로 발표됐다.
일각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호텔과 크루즈선 등 일부 우량자산 매각 요청에 버티던 두바이월드가 결국은 자산매각 요청에 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소식에 이날 거래 초반 두바이월드의 주가는 7%대로 낙폭을 확대했고, 두바이와 아부다비 주가지수는 6% 이상 추가 급락했다. 쿠웨이트 역시 2% 가량 후퇴한 상태다.
나킬은 나스닥에 상장된 3종의 수쿠크(이슬람 채권) 거래를 당분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장에 완전하게 관련 결정사항 등 내용을 통보할 수 있을 때까지 수쿠크 채권 거래는 중지시킬 방침인 것이다.
향후 UAE 은행들은 두바이 위기로 자금조달 비용과 감액손실이 커지면서 순익 감소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투자은행인 EFG헤르메스는 이번 사태의 후폭풍으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대출증가는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무디스는 이번 사태로 원유수입이 많은 아부다비의 국가 신용등급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무디스는 아부다비에 등급 'Aa2'와 함께, '안정적' 등급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