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안팎에서는 그의 행보를 두고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며 경영승계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평가한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 시절인 2007년 적자에 시달리던 기아차를 1년만에 3000억원대 흑자기업으로 바꾸며 지난 8월 현대차 부회장과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정의선 시대'를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기획ㆍ영업ㆍ마케팅 등을 총괄하며 판매를 독려하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부친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을 대신해 대외행사도 나서며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의 행보는 두고 '경영 수업'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정 부회장은 승진 발령이 나기전인 지난 6월 기아차 사장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 워싱턴에서 열린 한ㆍ미 최고경영자 만찬에도 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얼굴'로 활동을 보였다.
그의 행보는 현대차 부회장 이후 더욱 거침없다. 국내를 넘어 국제무대에도 데뷔하며 바쁜 일정을 착실히 소화해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를 직접 소개했다. 체코 공장 준공식에도 정 회장을 대신해 참가했다.
업계에선 기아차 사장 시절 해외영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현대차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
지난 9월에는 현대차의 야심작 신형 쏘나타 신차 발표회를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직접 참석할 자리이지만 기아차에서 벗어나 그룹의 중심으로 들어온 정 부회장의 국내 데뷔무대가 됐다.
당시 정 부회장은 "자동차는 달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불린다"며 "나라의 자존심과 명예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 사장으로 공식석상에 나설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또한 지난 11월 정 부회장은 싱가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회의(APEC CEO Summit)'에 참석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당시 재계 총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 부회장의 참석도 확고한 후계자의 행보를 보였다는 게 일각의 관측이다.
특히 그는 24일 기아차 준대형 세단 K7 신차발표회에도 참석하며 기아차의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디자인 경영'을 바탕으로 쏘울, 포르테에 선보였던 그이기에 K7에 대한 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과 함께 현대차 부회장으로 기아차까지 아우르는 의지를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룹의 경영 일선과 함께 스포츠 외교에도 직접 나서며 그룹의 이미지를 한층 올려놓고 있다. 지난 2005년 AAF 회장으로 처음 당선된 그는 저개발국 순회지도자 파견, 각종 양궁 장비지원 등의 발전 프로그램을 도입해 아시아 양궁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임기 4년의 AAF 회장에 재추대됐다. 또한 기아 타이거즈 우승 축하행사에도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이 그룹의 얼굴로 등장한 것은 정몽구 회장이 그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체제'와도 맥을 같이 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지배구조 재편에 시동을 건 것은 그룹에서도 인정하듯 정의선 부회장의 완전한 승계와도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라면서 "글로비스를 제외한 측면에서 그룹의 취약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오너로서의 지배력을 만들어 나가는 본격적인 변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