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시장이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이 어제에 이어 이틀째 국채선물을 대규모 매수하면서 국채선물의 강세를 이끌었지만, 현물시장의 움직임은 이를 따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국내 기관들은 채권금리가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오면서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데다 기술적 조정에 대한 경계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호주의 두달 연속된 금리인상에 대한 반응은 무덤덤했다.
다만 미국의 FOMC나 11월 금융통화위원회까지 긴장을 풀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6일간의 강세로 시장참가자들은 조정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향후 채권시장의 움직임은 더 조심스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 국고채 금리 혼조, 단기 통안채 상승, 매수매도 '팽팽'
3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 수준인 4.43%로 거래를 마쳤다고 최종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 수익률 역시 전날 종가수준인 4.93%였고, 국고 10년물도 전날종가와 같은 5.40%에 마감했다.
다만, 통안 1년물과 2년물은 강세를 보였다. 통안 1년물은 3.47%로 전날보다 2bp 내렸으며, 통안 2년물 역시 2bp 내린 4.56%에 최종호가됐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08.80으로 전날보다 6틱올라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4829계약을 사들여 이날 국채선물강세를 이끌었다. 증권과 은행은 1169계약과 1487계약 매도로 맞섰다.
이날 시장은 초반부터 매도와 매수간의 팽팽한 대립구도를 보였다.
밤사이 미국 시장에서 증시와 국채수익률이 동반상승세를 보이며 국내 시장에 부담을 줬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이 장초반부터 3000계약 이상의 매수에 나서며 시세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국내 참가자들은 가격 부담으로 매수보다는 이익실현 매도에 나선 모습이었다. 최근 5일간 이어진 상승세로 조정에 대한 경계가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또 장중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이는 예상됐던 바로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의 재료가 됐다.
특히 통화강세에 대해 우려한 부분에서 시장참가자들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글로벌 공조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와 비슷한 맥락"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없다면 이외 지역 큰 폭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의 조정이 6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점도 채권시장을 지지했다. 주가지수가 6일째 하락을 보인 것은 올해 최장기간이다.
다만 현물시장의 움직임은 다소 둔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통안채 1~1.5년 구간 캐리매수세 유입은 지속되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특별한 방향성을 보였다기보다는 외국인들이 스프레드매매를 했단 것으로 관측된다.
◆ 채권시장 혼조: 장기 긍정 vs 단기 불투명
전반적으로 채권시장은 강세요인과 약세요인이 맞닥뜨렸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전언이다. 장기적으로는 채권강세가 유리해보이지만 단기적 시장전망이 간단치 만은 않아 보인다.
금리가 많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금리 수준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높고 낮음에 대한 기준이 없다보니 '감'이 사라진지 오래다.
금리가 추가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뭔가 더 큰 이벤트가 있어야 가능해 보일 정도로 단기간 금리가 강해진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의 매수로 지지되는 시장인 만큼 향후 시장의 움직임이 외국인에 달렸다는 의견도 보인다. 국내기관들은 결국 높은 가격에 사게 되더라도 현상황에서 추격매수를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FOMC나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추가 강세를 제한하는 만큼 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FOMC의 스탠스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이 출렁일 여지도 충분하다. 물론, 별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정말 어려운 장"이라며 "여기서 더 강해지만 추가베팅을 해야하는지 지켜봐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금리인상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오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FOMC나 금통위의 경계감은 있으되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주식 등 위험자산의 움직임이 변동성을 주는 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국채선물 미결제 증가, 외국인 영향력 증가?
한편, 전반적으로는 미결제계약이 오래간만에 늘어난 것도 주시해 볼 대목이란 게 한 시장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미결제는 4000여 계약 늘어나는 모습을 최근들어 이례적 현상이었단 평가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매수는 상당부분 외국인 신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기관 상당부분 매도로 대응했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앞으로 외인 포지션 변동에 따라 시장 출렁일 여지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만약 외인 추가 매수하는 양상이라면 국내기관과 다시 쩐의전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외국인들의 패턴을 보면 왜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포지션을 최대한 비운상황에서 매수로 돌아설 경우 4만계약에서 많게는 8만계약까지도 매수포지션을 쌓는다"며 "향후 4만계약까지 매수포지션을 쌓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1월 금통위가 별말 없이 지나간다면 선물만기가 12월 중순이기 때문에 12월 연내 인상없다는 판단하에 선물포지션 급격히 쌓을 가능성도 있단 설명이다.
이어 그는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질 경우 30틱이 넘는 저평도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며 "불안한 주식의 움직임, 미국채 금리 하락의 가능성, 외국인의 적은 포지션 등이 향후 외국인 매수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