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시장이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며 출렁였다.
9월 광공업생산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란 소식에 약해졌던 장이 발표 이후 다시 보합권으로 되돌림했다.
시장참가자들이 선행지수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있음을 목격한 것이다. 분명 경기지표들은 확연한 경기회복세를 반영하고 있지만 4/4분기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시장은 그 안의 어두운 면을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30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 수익률이 4.44%로 전날보다 1bp 내렸다고 최종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은 4.94%로 1bp 오른채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10년물은 5.43%로 1bp 내렸고, 20년물은 5.59%로 3bp 내렸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08.66으로 2틱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은 매수 이틀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순매도규모는 4515계약 수준. 증권사도 2425계약이나 순매도에 힘을 보탰다. 반면, 은행과 투신은 4892계약과 1631계약을 순매수하며 대응했다.
◆ 채권시세 급등락: 美 3/4분기 GDP 서프라이즈, 9월 광공업생산 압박
이날 시장 초반분위기는 무거웠다. 밤사이 미국에서는 3/4분기 GDP서프라이즈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살아나며 국채수익률이 하락한채 장을 마쳤다.
이 영향으로 최근 깊은 조정을 보이던 주식이 반등했다. 전날 채권시장을 지지했던 외국인의 매수세도 신통치 않았다.
또 무던한 척했지만 막상 광공업생산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전 시장에는 9월 광공업생산지수가 전월비 10%이상의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루머가 돌기시작했고, 조정폭은 깊어졌다.
하지만 정작 광공업생산지수가 발표되자 채권시장 분위기는 바뀌었다.
9월 광공업생산은 예상대로 서프라이즈였다. 지난해 1월 11.7%이후 20개월만에 최대폭인 전년동월비 11% 상승을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악재일 수밖에 없다. 전년동월비 6~8%대의 성장을 예상하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한 것은 선행지수였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전월대비 1.0%p 상승해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6월부터 4개월째 둔화되고 있었다.
비록 일각이지만 광공업생산 결과가 미리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발표 예정인 지수를 미리 알고 오전에 매도했던 주체들이 발표이후 매도물을 되감기 시작했다는 것.
이에 따라 오후장 중반부터 국채선물 시세는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섰다. 20일 이평선인 108.62를 두고 공방이 치열했지만 결국 이부분을 상향돌파해 장을 마쳤다.
유진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현선물이 혼조를 보였다"며 "전반적으로는 장기물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0년이상금리가 1bp 정도 강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선행지수가 괜찮게 나오긴 했지만 구성지표내용을 보면 다음달에는 좀 꺾일 것으로 본다"며 "장 막판 한국은행의 경기에 대한 코멘트가 비우호적이었음에도 시장이 잘 버틴거 보면 숏이 좀 깊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은 한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그동안 경기상황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접근해 왔고, 경기의 회복세가 상당히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오랫만에 4일만에 상승하나 싶었던 주식시장이 결국 막판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이었다.
◆ 금리인상 압력 불가피, 그러나 시장은 강세?
문제는 향후 시장전망이 뭔가 더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란 것이다. 지표들만 놓고 보면 당장 금리인상을 미룰 이유가 더이상 없어 보인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표만 놓고 보면 회복을 넘어 호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9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산업생산 뿐 아니라 소비, 투자, 서비스업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신용위기 이후 급격하게 냉각됐던 민간의 경제활동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며 "조기 기준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내 금리인상을 자신있게 예상하는 시각은 드물다. 3/4분기 GDP에서도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경기회복이 확인된 게 사실이지만 동시에 4/4분기 경기성장이 둔화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HMC투자증권의 류승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에도 2/4분기 GDP가 좋았고, 이후 7월 산업생산이 좋게 나오면서 채권시장이 약세로 접어들었던 경험이 있다"면서도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2/4분기와 3/4분기의 경기회복세는 정책효과에 따른부분이 컸지만 이에 대한 여력이 축소된 데다 미국의 소비가 조정을 받을 여지가 있단 설명이다.
이어 그는 "회복속도나 강도가 상당히 빨랐지만 적어도 11월에는 선행지수가 고점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에서는 직전 상황은 좋았지만 향후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행지수가 고점에 다달았고,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탄력이 둔화될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기란 얘기다.
이에 류승선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채권금리는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국고 3년물 기준 4.2~4.7%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연 애널리스트 역시 "전 부문에 걸쳐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기회복 속도의 둔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며 "금리인상 압력에 단기물의 상승압력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 금리의 경우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도 "금리인상의 여건이 만들어졌지만 조기금리인상이 쉽진않을 것"이라며 "금통위가 문제이긴한데 주변돌아가는 여건이 채권시장에 나쁘진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