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0~900만원 삭감돼 10년전 연봉수준으로 되돌아가
- 인적자원 질저하 불보듯 경쟁력 약화 우려만 들끓어
[뉴스핌=배규민 기자] 은행 신입행원 연봉이 10여 년 전 수준인 2000만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대비 최소 700만원에서 최대 900만원까지 감소된 수준이다.
정부가 실물 경제흐름은 아랑곳 않고 고통분담 논리만 앞세워 임금 삭감 압박을 가하면서 신입행원 연봉만 20%나 삭감하는 무리수를 관철시켰기 때문이다.
10개의 주요은행의 신입 행원 연봉을 비교한 결과 은행 간에 최대 140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책은행이거나 존립기반 상 공공성이 큰 은행들의 연봉수준이 급전직하 하면서 외국계와의 격차가 극심해진 특징을 드러냈다.
연봉수준 2000만원대로 전락한 은행들일수록 결과적으로 우수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공공성 강한 은행이나 국내 은행들보다 외국계 선호현상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 10여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선진화라고?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10개의 은행들 중 총 4개 은행의 신입행원 연봉이 2000만원대로 떨어졌다.(표 참조)
우리은행과 농협중앙회가 2700만원으로 은행권에서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해 3400만원에서 700만원 감소한 수준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역시 지난해보다 700만원 줄어들어 2900만원으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800만원에서 800만원 감소해 3000만원대를 겨우 유지했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역시 4000만원대에서 3000만원대로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3400만원, 외환은행은 33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800~900만원 대폭 감소했다.
반면에 하나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임금 협상을 시작하지 않아 41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신입행원 임금을 동결하는 과감한 선택을 해 3500만원 수준을 유지해 신입행원 연봉수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 같은 양상은 당국이 임금 삭감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채용을 확대하도록 유도한 정책의 결과다.
하지만 채용확대는 현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인턴 고용 증가에 국한되는 근본적 한계만 노출했다고 은행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임금이 하향평준화 되면 우수인재가 은행을 기피할 게 뻔하다며 인사담당자들은 걱정에 빠져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구직난에 시달리다 보니 지원자가 많겠지만 임금 하향평준화가 굳어지면 우수한 인재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증권사만 보더라도 신입직원 연봉이 성과급을 제외하고도 대략 3600만원은 된다”며 “그동안은 은행이 기본 연봉이 높아 메리트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A은행의 인사담당 부행장 역시 “당장 내년 채용부터 은행 지원자 수준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기관 선진화에 가장 핵심 요소인 인력확보에 차질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 같은 일 하는데 임금 격차 만들어 위화감 왜 조장하나
같은 직장에 다니며 같은 일을 하는데 한 해 일찍 들어간 선배와 임금격차가 벌어지도록 만든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원 간 갈등은 불 보듯 뻔하고 입행했다가 이탈하는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봇물을 이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당장 올해는 20%의 격차가 있겠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그 격차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입사한 행원은 작년에 입사한 행원과 임금이 20%벌어진 상태에서 퇴직할 때까지 연봉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똑같이 연봉을 5% 인상하더라도 시작하는 금액에서 평균 800만원이상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주요 10개 은행 중 최저 연봉과 최고 연봉의 차이가 14000만원까지 벌어져 은행 간 쏠림현상도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익명을 요청한 학계 한 전문가는 “은행 업무는 고임금에 걸맞게 노동의 강도가 센 편”이라며 “똑같은 일이라면 대우를 더 해주는 은행으로 몰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은행원의 연봉이 다소 높았던 것은 돈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것도 있었다”며 “은행원의 임금 삭감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