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올리면 시장금리 되레 안정될 것
[뉴스핌=안보람 기자] 호주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나서자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제공조'를 강조하며 금리인상이 시기상조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이는 되레 화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정부의 이런 주장은 호주의 금리인상으로 힘을 잃는 모습이다. 이에, 이번 금통위에서도 충분히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를 인상해도 통화완화 기조는 유지되는 것"이라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목소리가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귓가에 좀 더 크게 울리고 있다.
◆ 금리인상 가능성, 탄력 받는다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물론 객관적으로 지금이 금리를 올릴 때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아 온갖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지난 9월 금통위를 기점으로 연내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들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은 다시 미궁에 빠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개선세는 물론, 한은이 금리인상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정부규제로 주춤하고 있어 금리인상의 명분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최근 빨라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금리인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당국이 빠른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조정에 나선 판국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환율하락을 가속화시킬 게 뻔하다는 이유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금리인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도 부담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장재철 박사는 "3/4분기 경제성장률이 확인되지 않았고 4/4분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회복되고 있지만 정책효과에 의한 것일 뿐 자생적인 경기회복이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장재철 박사는 "한은이 금리를 올릴 때 경기상황을 확인하는게 중요하"며 "굳이 가까운 장래에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에서는 정부의 한은압박이 부담보다는 금리인상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해석했다.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침해받고 있다고 판단, 독자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경기회복세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만한 회복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가격의 상승세도 여전하다고 판단할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호주가 예상과 달리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 한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로부터의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정부가 금리인상이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근본 이유를 '국제공조' 차원으로 본다면, 이스라엘에 이어 호주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이에 대한 명분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이스라엘과 달리 호주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출구전략의 국제공조에 합의했던 G20국가다.
그렇다고 당장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주장이 크게 힘을 얻는 모습은 아니다. 다만 3/4분기의 지표를 확인하겠다는 이 총재의 말을 돌이켜보면 11월 금리인상이 유력해 보인다.
물론 11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려면 이달 금통위에서 무엇보다도 확실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장에서 이달 금통위를 주목하는 이유다.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를 인상해도 통화완화기조는 유지할 것이란 말보다 확실한 시그널이 어딨냐"며 "10월 인상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사실상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유진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IT버블 직후인 2002년 5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던 상황과 현 상황이 매우 유사하다"며 "한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단언했다.
당시 금통위는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저금리의 부작용으로 지적하며 25bp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과잉유동성을 미연에 방지하고 물가안정기조를 다지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면에서 미조정이 필요하다는게 당시 금통위원들의 판단이었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는 공격적으로 펼 수 있었으나, 금리인상은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할 때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현재의 실물경제 대비 과도하게 낮은 기준금리를 정상화시키는 데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가능한 빨리 금리인상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 해소 계기, 시장금리는 하향안정?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되레 시장금리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 무엇보다 두려워 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금리를 인상하면 추가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금리인상을 단행한다하더라도 추세를 형성하진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인 만큼 시장금리는 차츰 기준금리와의 적정 스프레드를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호주의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 기준금리 발표 직후 3년물 이상 구간이 고작 3~5bp 정도 상승한 게 전부다. 이미 금리인상을 선반영했단 방증인 셈이다.
이스라엘도 금리인상 이후 3.49%에 달했던 3년물 금리가 2.5%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진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호주는 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일부 과도한 완화정책을 철회한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선 애매한 스탠스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도 호주처럼 금리인상이 선반영된 측면이 과도하다"며 "금리를 추세적으로 올릴만한 명분은 없을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은 단발성으로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채권시장 역시 이스라엘처럼 금리인상 후 하향안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역사상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금리인상은 채권시장이 그동안의 약세를 마감하고 강세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 역시 "11월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50~75bp 인상만 가능하다"며 "금리인상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의 장재철 박사는 "지난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주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면 되돌릴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금리인상기조로 돌아섰다고 판단될 경우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