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 동원력 3조 수준” 턱없이 부족, 장벽 많아
- 예보 “매각 검토한 바도 없고 법적 문제도 있어”
[뉴스핌=한기진 기자]하나금융지주의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금융시장의 ‘핫 이슈’로 등장했다.
“우리금융을 인수하려 한다”, “아니다. 외환은행이다”는 설(說)은 낡은 것이 됐고, 한 술 더떠 “우리투자증권은 SK그룹이, 나머지를 하나금융이 인수하기로 결정됐다”는 매머드급 설까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유상증자금액이 M&A(인수합병)라는 금융시장의 화약고의 심지에 불을 붙일만한 규모여서다.
◆ “유상증자로 인수합병 얘기는 나올 수 있는 시기”
6일 하나금융 관계자는 “아직 유상증자안건을 23일 이사회에 상정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퍼진 ‘내달중 1조~2조원대 유상증자’ 소문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사회 상정여부는 최고경영자의 의지에 따라 좌우될 사안이라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검토하고 있는 건 맞다”고 했다.
이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인수합병목적의 유상증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다.
주식시장은 M&A 이슈를 다시 꺼내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고, 은행권은 현실론을 들어 M&A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주식시장에 떠도는 최신 버전의 루머는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거의 결정났고, 다만 우리투자증권은 SK가 가져가고 이를 제외한 우리은행 등을 하나금융이 인수한다’는 것.
그러나 계산기를 두들겨 본다면 간단한 일이 아니다.
최소 7조원은 넘을 우리금융의 지분을 예보로부터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유상증자 2조원을 감안해도 하나금융으로서는 벅찬 규모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약 1조2000억원 내외로 2조원의 증자를 감안해도 우리금융 인수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며, 증자 후 약 3조2000억원의 자금으로 인수할 수 있는 우리금융 지분은 약 25% 수준”이라고 했다.
이 같은 금전적 한계로 일부 지분만 인수하고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식도은행지분 소유를 까다롭게 규정한 지주회사법등의 제도적 장벽으로 쉽지 않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우리금융 매각을 검토한바 없다”면서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여 인수하는 방식은 금산분리와 지주회사법 등 복잡한 문제가 엉켜있어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KB투자증권 전재곤 수석연구원은 “하나금융 증자이슈를 우리금융과의 합병인수와 관련해서 이해하려는 시각이 주류”라면서도 “은행업 구조조정(판도변화)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방향, 공적자금회수 일정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 합병을 이루어내는 방식 등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는 이른 시기”라고 했다.
◆ 론스타 의중 주당 1만8000원선, 인수대금 6조원 이상 있어야
이 때문에 실제 인수대상이 외환은행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05년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가한 전례도 있는데다, 합병후 시너지 효과도 크고 당장 투입 금액도 우리금융보다는 적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도 의중이 맞다고 해도 허점이 많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의 의중을 무시한 채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은행 내부에서 보는 론스타의 매각가격은 주당 1만8000원선. 지난 2007년 HSBC와 6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을 때의 가격이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하락한다고 가정했을 때 6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이 역시 하나금융이 동원할 수 있는 여력을 넘어선다.
또 론스타가 고집하고 있는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적다.
최근 은행 요직인 전략분석팀 박희준(미국명 매튜 박) 관리본부장이 메를린치 등 미국 현지 금융회사에서 금융업 담당 애널리스트를 역임했던 점을 감안하면 론스타의 주가부양 의지도 감지할 수 있어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박 본부장이 은행 IR업무도 담당하며 국내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나금융 외국인 주주 설득 문제도 남아
하나금융이 정부와 모종의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최대주주인 앤젤리카 인베스트먼트 PTE(9.6% 소유) 등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주주들이 무리하게 현금을 동원해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승유 회장 중심의 소유구조가 정착된 것이 실상 배당이나 사업제휴 등에 관심이 있지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는 지배주주들이 있어 가능했다.
과거 외환위기 당시에도 금융당국과의 마찰을 감수하고서도 배당을 실시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각종 시나리오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현금동원을 통한 무리한 인수보다는, 주주의 동의 하에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합병과정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