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한국은행, 통계청 통계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소비동향의 특징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발생 이후인 지난해 4/4분기부터 올 2/4분기까지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에 속하는 소득 4분위(60~80%)와 5분위(80%~100%)는 각각 1.1%, 1.5%씩 소비를 줄였다. 반면 상대적 저소득층에 속하는 소득 1분위(소득수준 하위 0~20%)는 평균 3.8%, 2분위(20~40%)는 2.3%, 3분위(40~60%)는 0.7% 지출을 늘렸다.
소비지출을 줄인 품목수도 고소득층은 통계청이 분류하는 12개 지출항목 중 술·담배(-12.4%), 교통비(-8.6%), 오락문화비(-6.6%) 등 8개를 줄인 반면 저소득층은 술·담배(-9.6%), 가정용품(-2.8%), 의류신발(-2.1%) 등 3개 품목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처럼 고소득층이 소비를 더 줄인 이유에 대해 "고소득층은 현재 지출에서 탄력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저소득층은 대부분 가계수지가 적자상태에서 최소한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고소득층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지갑을 닫지만 회복기에는 반대로 제일 먼저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회복기에 고소득층이 소비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경험했던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와 2003년 카드사태 때에도 고소득층의 소비 위축이 컸지만 상대적으로 회복속도도 빨랐다는 것이 그 이유다.
품목별로 보면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가계는 가정용품 소비·의류비·교통비부터 줄이고 의료비·교육비·식음료비는 어려운 중에서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기 발생 이후인 지난해 4/4분기부터 올 2/4분기까지 우리나라 가계의 국내소비지출은 전체적으로 평균 0.7% 줄었으며, 특히 가정용품 소비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9% 줄어 가장 많이 줄었다. '의류신발'(-6.4%), '교통비'(-4.6%), '음식숙박비'(-2.0%)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불황속에서도 지난해 4/4분기부터 올 2/4분기까지 '의료비' 지출은 평균 7.0%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주거비'(1.1%)와 '교육비'(0.9%)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이들 품목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근 소비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의 가계부채 문제, 고용부진, 미래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등이 소비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고서는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소비여력을 고갈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실제로 매월 가계가 지출하는 이자비용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 올 2/4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3%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소비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로 경기확장 정책의 유지, 저금리 기조 지속,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 물가안정, 사회안전망 구축 및 고소득층 소비 유인 정책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계들은 기초 필수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기초필수재 이외의 품목에 대한 소비촉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