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따라 '부익부 빈익빈'가중
[뉴스핌=진희정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간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대형 토목공사나 SOC등의 비중이 높았던 대형 건설사들도 공공공사를 비롯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한 것.
해당 주민들 입장에선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사의 참여를 환영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설땅이 좁아지고 있는 중소업체들은 대형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속앓이' 중이다.
재개발 수주를 따내기 위해 몇 년간 공들여 온 중견건설 A업체는 최근 주민총회에서 대형 건설사에게 시공권을 빼앗기며 한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업체 관계자는 "구역이 지정되자마자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대면을 통해 관계를 맺어왔는데, 2개월 전에 뛰어든 대형사에게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밀렸다"고 털어놨다.
이에대해 한화증권 한강수 연구원은 지난 7일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산업분석리포트에서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결정 변수인 재개발·재건축 수주의 경우 대형사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어 중소형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소업체 공공수주 경쟁률 570대 1
업계에선 최근 발주되는 공공공사에서 대형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수주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공사비가 400억원 대인 파주시 문산권 종합복지센터 공사의 경우 태영건설과 GS건설, 코오롱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업이 수주를 따냈으며, 용인영어마을 조성사업에는 삼성물산과 코오롱건설, 태영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입찰 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수주금액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경기가 침체되다 보니 작은 공사마저 대형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참여하고 있다"며 "중소건설사들의 공공수주 경쟁률이 더욱 심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8월에 발표한 '중소 건설업체 경영실태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시공능력 100위 이하인 중소 건설업체의 공공 건설공사 수주 경쟁률이 평균 570대 1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기업의 정부공사 수주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건설업체 시공 능력에 따라 6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공사를 배정하고 있다.
권오현 연구원은 "등급별 평균 입찰경쟁율의 경우 1등급은 63대 1, 2등급은 99대 1수준이지만 4등급 이하의 하위 그룹에서는 평균경쟁률이 570대 1에 달한다"며 "이같은 사황에서 개별 업체가 누리는 수주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소 건설업체들이 지역 내 지자체들이 발주하는 소규모 공사를 주요 일감으로 삼아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데, 최근 대형사들의 참여로 이들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 상위 5개사 수주총액 5조원 돌파
올해 들어 8월말까지 재건축·재개발 수주 상위 5개 업체의 수주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의 2배 가까이 되는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13건에 1조9500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고, 대림산업이 8건 1조3005억원, 대우건설 9건 1조2870억원, GS건설 5건 1조1256억원, 롯데건설 5건 9420억원 등이다.
그동안 대형사들이 취급조차 하지 않던 500가구 이하의 사업도 이 가운데는 포함돼 있다.
중견업체 간부는 "그나마 중견업체들이 발 붙이고 살 수 있었던 곳이 바로 500가구 이하의 소형 사업이었는데 이마저도 대형사에게 뺏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추후 분양가나 웃돈을 받기 쉽다는 이유로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사들끼리의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과열 양상도 심해지고 있다. 조합원끼리 분열되면서 서로 밀고 있는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기도 하고, 선정됐다 하더라도 일부 조합원은 강력 반발하는 등 혼전 양상을 펼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찬호 연구위원은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러 가운데 중소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