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금통위 직후 이성태 총재의 작심한 듯한 발언에 시장참가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현물이고 선물이고 누가먼저 털어내느냐의 경쟁이 붙은 듯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통위를 앞두고도 이에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 같은 움직임을 보였던게 화근이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최종고시한 수익률은 국고채 3년과 국고채 5년이 각각 21bp와 15bp오른 4.50%와 4.96%였다. 국고 3년물이 4.5%대로 올라선 건 지난달 18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이후 2.57%에 고정돼있던 CD금리도 1bp 올라 2.58%로 마감했다.
선물의 움직임은 더 빨랐다. 3년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하루동안 무려 59틱 고꾸라지며 109.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간 등락폭은 87틱이었다.
전날의 대량매수에 이어 장초반 10000계약 가까이 국채선물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은 포지션을 빠르게 정리하며 최종 3400계약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증권과 은행은 4006계약과 3989계약 매도했다.
장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화됐었고 관건은 이성태 총재의 발언이었다.
이 총재의 발언이 매파적일 것이란 예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시장참가자들은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하는 듯 했다.
G20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국제적 공조가 형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도 전날에 이어 이에 베팅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발언 수위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 총재는 뭔가 작심한 듯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해서 금리완화기조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나라별 경제상황이 달라 그에 맞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통화정책이 상당히 강한 수준이라는 것을 여러차례 밝혔을 뿐아니라 최근의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에 대해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다"며 "통화정책 최종 결정은 한국은행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 시장 참가자는 "재정부나 대통령이 최근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공공연히 밝히며 한은을 압박하는 모양새였는데 이에대해 경고하는 듯했다"는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평소 이성태 총재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음을 감안해 최근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한국은행의 제 1목표인 '물가안정'을 저해할 위험이 높아진데 따른 경고로 풀이하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금통위로 연내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하고 있다. 오늘 이 총재의 톤으로 보면 당장 다음달에도 가능하겠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에 금리는 치솟았다.
금통위가 우호적일 것이란 확신에 미리 과도한 매수를 한데 따른 되돌림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전일 외국인은 국채선물은 1만3000계약이상 매수했고, 이날도 1만계약 가까이 매수했었다. 하지만 이 총재의 발언에 빠르게 포지션 정리에 나섰다.
선물거래가 사상 최대였음은 이를 방증한다. 이날 선물 거래량은 지난 2007년 8월9일 기록한 최대거래량 14만8412계약을 넘어선 19만3844계약이었다.
증권사 한 채권매니저는 "기본적으로 한은총재 발언이 영향을 미쳤지만 기술적 플레이 많았다"며 "외국인들이 코멘트하면서 매수하다가 10000계 가까이 올라갔는데 최종 3400계약 순매수로 마무리 되는 등 장중 단타성 매매가 폭락에 일조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선물이 워낙 빠르게 움직여 현물이 이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선물 낙폭에 비해 현물매도는 많이 나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이 어제 오늘 지나치게 많이 샀다 싶었는데, 50틱 이상 밀리니까 할수없이 손절이 쏟아진 것"이라며 "현물의 경우 4.5%대에서는 매수가 나오고 있어 국고 3년물 기준으로 4.3~4.6%의 박스권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던 차에 숏플레이어들이 구실을 찾은 것 뿐"이라며 "시장이 금리인상을 선반영했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급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해외 각국과의 정책공조를 강조하며 이성태 총재 발언으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다독이기에 나섰다.
세계경제 잘 연결돼 있어 혼자만 가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주장으로 결국 다른 나라들 상황감안해야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시장 참가자는 "'결국 우리가 할일'이라는 이성태 총재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