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장 참가자는 "소비자 물가지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와서 내심 기대했지만 무참히 깨지는 장이었다"며 "펀더멘탈이 좋아서인지 스펙성인지 매물이 쏟아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금리 급등의 발단은 지난주말 발표된 6월 산업생산지표. 예상치를 뛰어넘는 결과에 시장참가자들은 당황한 듯 빠르게 매도세를 보였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일시적 현상이다', '경기회복을 반영한 추세다'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객관적 사실을 놓고 보면 금리가 특별히 상승할 이유도 하락할 이유도 없어보이지만, 시장참가자들은 한발 앞선 시점을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 금리 4.3% 상향 돌파…채권시장 '술렁'
3일 채권금리는 지난주말에 이어 또다시 급등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한 최종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은 전거래일보다 11bp 오른 4.37%, 국고채 5년물은 12bp오른 4.88%였다.
3년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전거래일보다 20틱 내려선 109.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은 이날 6498계약의 국채선물을 내던지며 시장의 패닉을 주도했다. 증권과 은행은 2603계약과 2741계약을, 투신권은 4308계약을 사들이며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주말 급등에 따른 저가인식으로 초반 되돌림의 시도가 있었지만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진 점은 아무래도 부담이었다. 여기에 국고 3년물 입찰 마저도 저조한 모습을 보이자 투심은 급하게 얼어붙었다. 장중 물가지수발표에 보합권으로의 회복시도가 보이기도 했지만 추격매수로 이어지진 못하며 시세는 이내 고꾸라졌다.
유진선물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 후반 쌓였던 미결제가 장후반 다소 안좋게 풀리는 것이 관측됐다"며 "이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시세에 손절성 매도가 이어진 것도 하락폭을 키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투신사 한 채권매니저는 "지난 금요일처럼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매도가 이어졌다"며 "실물지표가 6개월연속 상승세를 보인것이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정책금리와의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라며 "금리 상승탄력은 둔화된 것 같다"고 내다봤다.
현재의 상승추세에 따라 약세가 좀더 이어지겠지만, 시장참가자들사이에 '너무 과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며 다시 반락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최근 들어 채권의 변동성이 조금 확대됐다는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라며 "금리상승폭이 과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시장이 항상 한발짝 앞서나간다는 측면해서는 이해되는 수준이지만 아직 전년대비 성장율은 마이너스 상태이고, 실업률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 8월 채권시장, 저점매수? 혹은 고점매도?
하반기가 깊어질수록 출구전략의 필요·충분조건이 하나 둘씩 갖춰지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넓은 의미의 출구전략이 이미 시작됐다는 의견도 보이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우습다'는 말로 강력히 부정하기도 한다.
논란이 가중될 수록 어느하나 또렷해지지 않는 채권시장에 시장참가자들은 더욱 예민해지고 있다. 이에, 변동성만 더 커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리의 추세적 상승을 논하는 배경은 단연 경기회복과 이의 지속여부다. 개선된 경기지표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채권시장은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개선된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은 나뉘는 모습이다. 최근 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은 낙관적인 경기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의견도 보이지만, 단순 정책효과로 하반기 이러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상승세를 예상했다.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민간의 경제활동 정상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정책지원이 집중된 자동차 부문 외에도 생산확
대와 소비증가가 나타나고 있다"며 "설비투자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정부주도의 경기회복이 민간주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관측했다.
여기에 7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예상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박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SK증권의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실업률 상승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주택가격 지수도 반등했다"며 "미국을 위시한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이어진다면 수출이 하반기 성장률을 떠받쳐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이 말하는 하반기 불확실성이 사실상 상반기 재정지출효과가 하반기에 약해진다는 것이지만, 수출이 이를 받아준다면 성장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양 애널리스트는 "연말쯤 일부 국가들이 과도하게 낮은 금리를 정상화시킬수 있고 한은도 뒤따라 상징적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실제 인상여부를 떠나 금융권이 이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게 그의 견해로, 그는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4%초반에서의 매도를 조언했다.
반면 굿모닝 신한증권의 조중재 애널리스트는 "올해 국내외 주가의 급등은 너무 앞서갔다"고 평가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점 ▲고용사정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점 ▲주택가격과 주가 등 자산가격의 상승이 규제완화와 그동안 급등했던 단기유동성 등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더 크다는 점 ▲전년도 기저효과가 약화되며 향후 유가상승, 공공요금인상 및 환율 불안 등 상방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점 ▲수출전망이 밝지 않아 경기가 회복되도 그 과정이 매우 완만하며 변동성과 불확실성도 높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오히려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증권의 서철수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 2분기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면서도 "상당부분은 지속불가능한 요인에 힘입은 것이기때무에 고무된 기간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이러한 정책적 자극이 소진된다는 것이 문제"라며 "하반기 재정요인은 상반기와 달리 GDP기여도가 마이너스(-)가 될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신증권의 문병식 애널리스트는 "경기지표 호조의 이면에 경기와 관련한 불확실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는 재정투입 여력이 크게 축소됨은 물론, 6월 중 소비호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자동차 세제 혜택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사라진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경기지표개선이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문 애널리스트는 "국고 3년 기준으로 3.9~4.5%의 혼조국면을 나타낸 이후 채권시장은 강세전환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보수적 대응을 하되 금통위를 전후해 매수타이밍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