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산비율의 증가는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된 현상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금자산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이 현금자산비율을 높이는 것은 실물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므로 경영권 방어수단을 허용해도 투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7일 '기업들의 현금보유 과잉 주장에 대한 비판 : 국제비교 및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우선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자산총계대비 현금자산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금자산비율이 높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비율의 중위값은 1991년 7.6%에서 작년 6.4%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자산총계대비가 아니라 매출액대비 현금자산비율 역시 중위값은 1991년 8.9%에서 작년 7.5%로 줄었다. 결국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금자산비율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정부 및 재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
다음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금자산비율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높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Compustat Global Industrial의 DB를 이용해 현금자산비율에 대한 국가간 비교를 해 본 결과 우리나라는 16.2%로 29개 국가 중 10번째에 해당했다고 밝혔다. 미국(18.7%), 일본(17.6%), 중국(16.5%), 대만(17.3%), 싱가포르(16.7%), 홍콩(18.5%) 등이 모두 우리보다 높았다.

기업들이 현금자산비율을 늘리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주주권한 강화나 경영권 위협 보다는 실물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즉, 회사규모 상위 25% 기업들에 있어서 외국인 지분비중은 현금자산비율과 음(-)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최근의 현금자산 증가는 결코 주주권한 강화 또는 경영권 위협 때문이 아니라 실물투자의 불확실성 증대 때문"이라며 "포이즌필 등 경영권방어수단을 허용하더라도 실물투자의 불확실성이 감소하지 않는 한 현금자산이 실물투자로 활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2일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포이즌 필 등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포인즌 필이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신주를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기존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구소는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수단 허용은 결국 주주에 대한 책임경영과 무능한 경영진 퇴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기업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어렵게 하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