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4개월에 걸친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와 반대로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고 1400포인트대에서 횡보국면이 이어지면서부터는 자금의 이탈이 더욱 급격해지는 양상이다.
3월 이후 순유출된 1조 5000억원은 3월 순자산 기준으로 3%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 이에 현대증권 WM센터가 자금 이탈 현상과 관련한 원인 진단에 나섰다.
16일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센터장 오성진)의 문수현 연구원은 고점에서 환매하는 투자 습관이 지수가 상승할수록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3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나타난 자금 이탈은 연초 이후부터 3월 초까지 투자자들의 펀드 투자 패턴의 연속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박스권의 저점에서 펀드를 매수하고, 고점에서 환매하는 투자 패턴을 보여왔다.
3월 이후 지수 상승기에도 1000pt대의 지지와 1200pt대의 저항을 보였던 지수의 패턴에 적응한 투자자들은 이러한 투자 습관이 지속돼 1200pt대를 넘어서자 지수 재차 하락에 대비한 환매가 나타났다.
이때부터 시작된 자금 순유출은 지수가 상승할수록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 대두로 환매 증가
문 연구원은 먼저 최근 증시 탄력이 둔화되면서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가 급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중이나 증시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PER이 13배에 육박하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 1400포인트가 고점인가의 논쟁과 관련해 문 연구원은 사모펀드 동향을 예를 들며 “사모펀드가 5월 한 달에만 6000억원이 상환된 것은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조정 가능성을 염두해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보다 해외가 상승 모멘텀 더 크다고 판단함에 따라 해외 주식형 투자가 증가하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다.
문 연구원은 “3월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RTS) 증시는 106%, 인도증시(SENSEX 30)는 74% 상승하는 등 이머징 시장이 높은 반등세를 보였다”며 “이에 투자자들의 시각이 해외 투자로 전환됨에 따라 1년 가까이 지속된 해외 주식형 펀드 환매세가 멈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3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는 1조 5000억원 감소된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는 같은 기간 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이슈와 유가 상승 반전에 주목해 중국과 러시아 펀드가 주를 이루기도.
◆ 1600p이상, 대량 환매 ‘경고’
문 연구원은 “1600p 이상에서는 주식형 펀드 설정 잔고가 33조원 가량 쌓여 있기 때문에 지수가 1600p로 상승할 때 펀드 대량 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국내 증시 탄력 둔화, 해외 주식형 펀드 매력 증가, 주식 직접투자 증가, 손익확정 욕구 증가 등의 이유로 환매가 지속돼 1400pt 이하의 1차 매물대를 통과하고 있다.
지수가 상승하면서 1차 매물대를 통과하면서 펀드 환매가 나타나고 있으나, 환매 문제는 1차 매물대 보다는 1600p 이상의 2차 매물대에 있다는 것이 문 연구원의 지적.
그는 “증권사의 지수 상단에 대한 컨센서스가 1500p~1700p인 점도 연말 전 2차 매물대 통과에 따른 펀드 대량 환매 우려를 높인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물량은 증시 수급상 악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환매가 과다할 경우 펀드 운용에 차질이 발생해 기존 투자자의 투자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해 환매 물량 점검을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