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680억 달러에 달하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하에서 지원받은 공적 자금을 조기 상환해도 좋다는 허락이 주목할 만한 계기라고 해도, 아직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해 낙관할 때는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HEARD ON THE STREET' 기사를 통해 "은행권에 붙은 화마(火魔)가 일단 잡히기는 했지만 불길이 아직 완전히 잦아든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먼저 신문은 TARP의 지원으로 은행권이 신주를 발행하여 재무여건을 개선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고 또 전반적인 시스템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는 주식 가치 희석을 통해 과도한 위험에 눈이 먼 주주들에게 벌을 가한 것이며 또한 부적절한 보완자본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했던 규제 당국을 꾸짖는 것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TARP를 상환한다는 것이 곧바로 은행시스템의 정상화를 의미한다고 할 수는 없으며, 여전히 미국 은행시스템은 전형적인 경기침체 시기의 신용 경색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형적인 신용 경색의 한 가지 뚜렷한 징후는 바로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공적 자금 조기 상환 허용 과정을 통해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구분되었다는 점이다.
JP모간체이스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은 승리자가 된 가운데, 모간스탠리나 골드만삭스는 비록 승리 진영에 포함됐다고는 해도 이제는 강한 규제 하에서 높은 레버리지는 포기한 채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기본자본 비율이 2007년에 비해 17% 및 21% 떨어지면서 패자 진영에 남았다. TARP는 이제 일부 은행들에게는 도움 보다는 부담이 되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가능하면 올해 말까지는 상환하려고 시도할 의지를 여전히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곳은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와 같은 곳이다. 특히 씨티그룹이 문제인데, 미국 정부가 보통주 지분을 다수 보유하는 유일한 은행으로 남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씨티의 기존 주주들은 정부의 개입이 은행을 망칠까 우려하고 있으며, 실제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미 씨티의 경영진 교체 압력을 가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 같은 교체가 지분 가치를 최대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웰스파고는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씨티그룹에 비해서는 상황이 좋지만 공적 자금을 상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은행의 기본자본 비율은 8.3%로 동종 업체들에 비해 낮고 따라서 신주 증자 없이 250억 달러 규모의 TARP 자금을 상환할 경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운신 폭이 매우 좁고, 앞으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신주 발행도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