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손보사 큰 타격 환율 추가 폭등 위협
- 유동성위기 피하고 달러 돌려받을 '뻔한 속셈'
- 손보사들 ‘계약이전방식’ 제시 불구 고전예상
“해외 발주사들이 계약해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간 “잠재적인 손실” 정도뿐으로 위안을 삼았던, RG(선수금 환급보증서)보험 손실이 실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선박을 주문했던 해외 발주사들이 “계약을 취소하겠다. 그동안 지불했던 선수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4일 금융업계 관계자는 “해외 발주사들이 계약취소를 요구하고 있고, 손해보험사 A사와 B사가 해당 RG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A사의 경우 진세조선의 계약 4건에 대해 B사는 7~8건의 취소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사와 B사 모두 “(RG이행)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 같은 취소요구는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계약취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참여자의 전망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게다가 발주취소의 귀책사유가 조선사에 있는 게 아니라면 선수금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취소는 어렵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발주사가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있어, RG손실을 경영의 잠재적인 부담으로만 평가하던 시장도 손실실현으로 재평가해야 한다.
계약취소 대상이 된 진세조선이 채권단 조선업 구조조정결과 C등급이라는 점에서 다른 조선사의 구조조정 추이에 따라 발주사들의 추가 계약해지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C등급은 녹봉조선과 대한조선도 받았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도 이스라엘 선주로부터 각각 14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발주 취소 또는 인도연기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취소요구는 정상적인 비즈니스관계가 아닌 다른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다.
계약취소이유로 내세운 이유가 “6개월 이상 납기 지연”이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 조선사 가운데 납기가 문제가 된 사례는 없다.
한국투자신탁 이철호 애널리스트는 “발주사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배를 받아봤자 운용하기 어려워 계약취소로 현금을 받아간다면 오히려 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발주사에 의한 계약해지 요건으로 일반적인 선박계약상 표준 문안에는 ‘조선사측 재무상태의 심각한 악화와 조선사측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선박 인도 지연 혹은 포기’ 등 두 가지만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 납기 지연 △ 사양서상 규정과의 불일치 △조선사측 재무상태의 (계속 건조가 불가능한 정도의) 심각한 악화 △ 인도전 건조중인 선박의 멸실 △ 기타 계약서에서 정한 사유 △ 불가항력적인 사유 등 6가지를 인정하고 있다.
취소가 되면 선수금을 돌려줘야 하는 데 조선사에 귀책사유가 있으면 이자비용까지 줘야 한다.
만일 대규모 발주취소가 벌어진다면 조선사의 미래 매출액인 수주잔액의 급감뿐 아니라 선물환 매도 청산에 따른 환율 추가 폭등까지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환율폭등이 몇십억달러 수준의 하루 거래로 발생하고 있어, 작은 충격에도 외환시장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선물환 매도 헤지 규정을 지켜야 하는 경우 수주 취소시 수주 금액만큼 바로 선물환 매수를 해야 한다. 여기서 달러수요가 발생, 환율을 상승시키게 된다.
게다가 선물환 매도 만기 도래분 이상으로 선박 신규 수주가 생기지 않으면 경상수지상으로 나타나는 달러가 실제로 들어오지 않는다. 즉 외환시장의 수급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RG 손실도 발생, 추가적인 달러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
발주사들의 취소 요구에 대해 국내 보험사들은 “(선수금)반환은 절대 불가”라며 선박인도가 원활히 되도록 다른 조선사로 하여금 대신 만들도록 하는 “계약이전”을 제시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보험을 달러를 기준으로 가입했기 때문에 RG가 실제 손실이 나도 달러를 매입할 필요가 없어 환율을 폭등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