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시장 불안과 동유럽 위기여파가 주가 약세를 이끌고 주가 약세는 다시 환율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환율 급등 양상은 추가적인 증시 하락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일주일 사이 원/달러 환율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가격대로 회귀하면서 역내외 시장의 강력한 달러 매수의지를 반영, 불안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투신권의 통화선물 달러 매수세도 12일 동안 지속되면서 다시 현물환율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 환율은 하락요인이 부재한 가운데 상승 쪽 기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70.30원으로 전날보다 36.30원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1998년 3월 11일 기록한 1582.00원 이래 최고치다.
이날 현물환율은 1542.00원으로 출발한 이후 장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매물대 공백 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오후들어 역외쪽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한때 1596.00원까지 상승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이에 외환당국은 1600원선까지 돌파되지 않도록 개입을 발동, 환율 상승에 제동을 걸며 계속 추가 상승시도를 보이는 달러 매수 주문을 받아갔다.
이 같은 당국의 달러화 매도 개입이 없는 상황이라면 환율은 1600원 돌파도 가능한 분위기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지난 주말 씨티그룹이 국유화에 거의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우지수 급락세가 나타났고 이미 1500억달러 지원을 받고 있는 AIG 또한 정부 추가 구제금융 소식 나오고 유럽연합(EU) 정상 회담에서 동유럽 구제 기금 설립에 반대했다는 소식 등 연이어 금융시장 악재가 터지고 있다.
이러한 악재가 전방위 압력으로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투신권의 통화선물 달러매수세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환율 상승의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투신권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달러선물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투신권은 글로벌 증시가 약화되는 시점에서 펀드 등의 가치하락에 따른 환매와 헷지 등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최근 투신권이 달러선물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현물환율의 상승세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전세계적인 주가 하락이 결국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환율은 국내외 주가 하락에 크게 영향받고 있다.
국내증시는 이날 4% 이상 급락하며 1018.81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일비 44.22포인트 조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4300억원 가량의 주식 매도세를 나타냈고 이는 지난해 11월 4일 4500억원 가량의 매도세를 나타낸 이후 최고치다.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이날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율은 시장에 맡겨둔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로서는 대외적인 요인 감안하고 있고 시장안정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외환시장에 여전히 달러 매수세가 강한 가운데 당국의 개입경계감 속 상승여지를 지속적으로 탐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다른 딜러는 "현재 같은 환율 움직임에서 어느 선까지 상승한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당국이 개입을 하지 않는 한 현재 외환시장의 달러 매수세를 제동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금융시장 불안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흥시장에서 달러화가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해 보이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