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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남은 규제 해소에 심한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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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악화에 선제 대응' vs '투기 재연 가능성 커'
[뉴스핌=김종길기자]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서울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와 '지방 미분양아파트 양도세 면제'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마지막 남은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데다 여권에서조차 반대 여론이 비등하다.

28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분양가상한제 폐지 관련 주택법, 양도세 규제완화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을 2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방침을 세웠다.

이미 한나라당 '경제위기 종합대책상황실' 소속 의원들과 청와대,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과 관련 당정회의를 열고 이같이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3.4%)를 기록하고 올해 2분기 상장사들의 매출액 감소마저 우려되는 초불황 상황을 타개하려면 부동산 활성화를 통해 건설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지금은 거래 활성화가 문제지 가격 상승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실물경제가 더 안 좋아질 수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의외로 거세다. 이들은 우선 당장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투기'라는 부작용을 감수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적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70년대 토목공사 식의 낡아빠진 정책"이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경제위기도 극복하지 못하고 엄청난 재앙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강남 지역이 재개발 기대의 붐을 타고 벌써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지역 해제는 다소 성급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진보신당 역시 논평을 통해 "정부 방침은 서민경제잔혹사를 되풀이할 부동산 무장해제 정책"이라며 "강남의 부자들과 건설업자만 배 불리는 부동산 3대 규제 완화 방침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크게 세 가지인 이번 규제 완화안에 대해 사안 별로는 온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ㆍ여당은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전력을 투구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아파트를 지어도 팔리지 않는 현실에서 분양가상한제는 유명무실한 제도이며 결국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는 것이어서 시장의 가격 결정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부동산 규제 완화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 적극 거부하는 입장이다. 반대의 표면적 논리는 현실적이지 못하고 불안 요인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최고 치적으로 자평하고 있는 부동산안정대책이 헌법소원 결과에 따른 종부세법 무력화에 이어 대책의 핵심인 분양가상한제마저 폐지되면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라 이에 대한 위기감이 존재한다.

시민단체들은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다. 토지정의시민연대 관계자는 "지금도 아파트값이 너무 비싸다는 게 일반인들의 정서인데다 미분양 적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페지한다는 것은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당의 든든한 지원세력이었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와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이들은 특히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움직임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전 지역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면서도 유독 강남3구만 남겨놓은 의미를 헤아려야 한다"며 "대규모 개발사업 예정지인 잠실지역이 포함된 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는 타당성이 약하고 더구나 최근 이 지역의 호가가 오르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법 개정사항도 아니어서 국민들 눈치를 봐야하는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는 상황을 의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뉴라이트전국연합 측은 "정책 발표 순서도 잘못됐다. 국민과 소통하려면 지방대책이 첫번째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미분양사태와 건설사 줄 도산이 이어지면서 지방 민심이 악화되고 있고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

충청권의 한 민주당 소속 재선의원 역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에는 반대하지만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해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이라며 "전국 미분양 주택 15만5000가구 중 80%가 지방에 몰려 있는 현실에서 정부와 여당이 지방 미분양 주택의 양도세 면제를 통해 경기 활성 가능성을 판단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 규제의 일괄 완화에 대한 우려감은 여당 내에도 존재한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실물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모든 규제가 없어지면 경기 회복 시기에는 집값 급등 및 투기가 재연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어쨌든 정부와 한나라당은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마지막 부동산 규제완화를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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