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혜수 기자]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경기침체가 보다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지만 절대금리 수준 자체가 낮아진 만큼 그 인하폭이나 속도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 2.50%로 결정했다.
지난해 석달간 기준금리를 2.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올해에도 기준금리를 대폭적인 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폭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어제 처음으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 코멘트가 시장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준 탓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조금 달랐다. 현 경제침체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지만 한편으로는 기준금리가 현 기대인플레이션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성태 총재는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정도로 본다면 기준금리는 이미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들어왔다"면서 "그런 점이 고려는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올해 상반기까지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반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이 총재는 "금년의 경제상황이 성장이나 수출, 고용으로 볼 때 매우 좋지 않다"면서 "우리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때는 1960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한 이후로 1980년, 1998년 두해 말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4/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확실시된다"면서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아직도 4%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한은의 목표 하단인 2.5%에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면적으로는 기대인플레이션보다 낮은 기준금리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낮아진 기준금리의 절대수준에 대한 금통위의 고민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유동성 함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긴시간을 할애해 유동성 함정에 이야기를 여러번 되풀이한 만큼 유동성 함정 문제 역시 금통위의 고민 사항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유추를 해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의 화두는 경제침체이다. 한은도 이를 모를리 없고 오히려 이에 대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심각하다. 올해 통화정책을 경기회복과 금융시장의 안정에 주안을 두고 운용하겠다고 여러번 밝힌 점도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더욱이 지금의 위기는 IMF와는 달리 우리만 잘 한다고 해서 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세계경기침체로 우리나라 수출은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점차 하향 조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재도 이날 "세계주요 기관들이 세계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신흥국이나 개도국도 성장률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상장률도 전망치가 점점 더 하향조정되는 추세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완화된 통화정책은 지속될 수 밖에 없어보인다. 기준금리 방향은 동결보다는 아래로 열려있다. 다만 기준금리의 인하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한은의 고민이 지속될 수 밖에 없어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