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정책 당국이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함으로써 경기 회복이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신용 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얼마나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인가 하는데 있다. 올해 시장이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그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에 따라 경기가 회복세를 개시하더라도 그 속도 역시 느릴 가능성이 높으며, 2010년이 되어서도 경기 확장 속도는 여전히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판단에 근거, 모간스탠리(Morgan Stanley) 경제분석팀은 지난 연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1월에 제출한 1.7% 및 3.6%보다 낮은 0.9% 및 2.6%로 하향 수정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진작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0년 세계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각각 3.3% 및 3.7%로 여전히 완만할 것이란 것이 이들의 기본 시나리오.
이 같은 전망이 맞아 떨어진다면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세계 경제는 1982년부터 1983년 사이에 이어 전후 두 번째 취약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지적이다.
모간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같은 전망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글로벌 신용경색과 자산가격 하락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로 인해 '하방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올해 경제는 심각한 경기 침체와 함께 '디플레이션(deflation)' 위험이 압도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 세계화의 영향으로 인해 경기침체 영향이 생각보다 빠르게 확산, 미국 경제와 해외경제가 상호 지닌 완충 효과가 줄어들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강화되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사상 초유의 미국 '제로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빠르고 강건하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리스크 요인 평가: 포워드룩킹(Forward Looking)
모간스탠리의 전문가들은 경기 전망에 내재한 위험 요인들을 미리 체계적으로 예상함으로써 기초 시나리오에서 어긋나는 위험 시나리오를 앞서서 검토할 수 있는 틀을 소개했다.
이들은 세계 경제의 위험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섯 가지 주요 위험요인들을 추출한다.
먼저 차입비율이 높은 금융기관들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어디까지 전개될 것인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과 추가적인 대손상각 및 충당금 적립에 따라 일부 선진국 경제에서 신용 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 그 한 가지다. 자산가치, 특히 부동산 가치의 추가 하락은 이 같은 위험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둘째, 다수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완화하고 또 양적 완화정책도 구사했지만 그 같은 정책이 과연 견인력을 발휘할 것인지 또 언제쯤 그럴 것인지 불확실하다. 또 다수 신흥경제의 통화정책은 아직도 경기억제적인 수준이다.
셋째, 오바마 행정부는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지만 그 시점과 규모 그리고 경제적 효과는 당분간 불확정적이다.
넷째, 통화 가치와 상품 가격 그리고 위험 프리미엄의 변동성이 신흥경제의 전망을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부동산 경기 하락이 얼마나 전개될 것인지가 이 중요 경제의 핵심 위험요인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로부터 발생하는 상방 위험이나 하방 위험에 따라 기초 시나리오와 비교할 때 매우 차별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데, 모간스탠리는 이를 '좋은, 나쁜 그리고 흉악한 시나리오'로 나누고 있다.
먼저 경제 역풍이 부양책을 압도하는 흉악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는 0.8% 위축되고 2010년에도 겨우 1.3% 회복되는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전후 최악의 경제 상황을 예감하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규모 부양책이 경기 하락을 억제하게 되는 좋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세계경제가 2.4%, 2010년에 4.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교에 따르면 올해 두 경우 모두 성장률 격차는 기초 시나리오에서 상하 편차가 비슷한 편이지만, 2010년 전망에서는 나쁜 시나리오의 편차가 두 배 정도 큰 편이다. 결국 '하방 위험'이 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역설: 단기 경기둔화 위험은 되려 이후 회복을 촉진
그런데 두 가지 요인들이 위험요인의 분산을 비대칭적으로 만든다.
먼저 가능성은 낮지만 파괴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이른바 '테일 리스크(tail risk)'는 가능성이 높은 결과의 범위 밖에 존재하지만 또한 그 범위 내의 위험의 연속체다.
2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생산과 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불황(Depression)과 디플레이션(Deflation)' 위험은 현재로서는 글로벌 경기 호황(Boom)과 인플레이션(Inflation) 재연 위험보다 더 크다(fat tail).
그 다음, 신용 경색이 강력하고 정책 대응은 선제적이라기 보다는 뒤늦은 대응에 그쳤다는 점에서 디레버리징, 위험 회피 그리고 단기적인 경기침체 압력은 지금 당장 정책적 부양책을 압도한다.
그러나 신용 경색이 소비자 및 기업들로 하여금 심각한 지출 축소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과 디플레이션 위험은 보다 중요한 '테일 리스크'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먼저 부동산 이외의 부문에서 경제적 '과잉'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과거 대공황과 일본의 장기 불황이 그릇된 정책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다는 정책적 교훈을 얻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모간스탠리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공세적인 정책 대응이 결국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흉악한 시나리오'에서조차 2010년에는 그 같은 결과를 기대한다.
결국 이 같은 전제는 2009년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다면 좀 더 공세적인 정책 대응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2010년을 더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 인플레이션 위험: 반직관적
인플레이션 전망의 위험 요인들은 다소 반직관적인 것이, 경제성장 전망의 위험 요인과는 다른 방향으로 경도된다.
보통 대규모 경제적 간극(economic slack)은 디플레이션 위험을 높이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실수하면 안되는 것이 이미 기초 시나리오나 단기 시나리오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몇 가지 점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이다. 먼저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줄어든 것은 2008년 초 인플레 압력의 급등 이후 역전되는 것이지 새로운 추세의 개시는 아니다. 둘째, 기업들은 재빠르게 과잉 생산용량을 줄임으로써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셋째, 전 세계적으로 등장한 제품가격의 하락은 주로 상대가격의 하락이지 제품가격 일반의 하락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여타 중앙은행들이 공세적인 완화정책을 구사하고 있고 이제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양적 완화 정책까지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상방 위험의 비대칭성은 세 가지 요인들이 주도한다. 먼저 낮은 국제유가는 앞으로 다시 유가가 상승할 '씨앗'과 같은 것이다. 공급 축소에 따라 배럴당 30달러 부근에서는 바닥이 형성될 것이며 수요가 회복될 경우 공급이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개도국 경제에서는 작기는 하지만 경기부양책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도국에서는 단기적으로 부진한 경제 성장률은 통화가치의 추가 약화로 이어지면서 2년 정도 전망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 올리게 된다.
◆ 지역적 위험: 개도국 경제의 '베타(Beta, 변동성)'가 더 높아
위험 요인들은 지역에 따라 경제 및 기업실적 위험을 차별화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비록 디레버리징의 중심이며 따라서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 신흥시장 경제로의 확산 위험은 선진국 경제들보다 더 폭넓다.
신흥시장 경제는 고역, 자본흐름 그리고 상품 가격 등을 통해 세계 경제성장에 대해 더 크게 의존하며, 다수 신흥시장 정책 당국은 큰 폭의 자국 통화 평가절하 때문에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른 정책적 대응의 지연은 신흥시장이나 유럽 혹은 일본과 같은 일부 선진국 경제의 경기하방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개도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위험이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것이라는 기초 시나리오에 대해 '상방' 쪽으로 치우쳐있다. GDP가 하방 위험이 더 큰 것과는 달리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은 비관적인 경우보다는 낙관적인 경우에 더욱 커진다.
먼저 석유나 여타 상품의 공급 제약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물가 하락압력을 억제하며 도한 낙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는 상품가격을 더욱 높게 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환율 하락이 다른 요인에 의한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 하락을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은 G7에 비해 완화정책의 여지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